한국 증시의 FTSE 선진국 지수 편입 결정을 앞두고 편입 가능성과 효과에 대한 논란이 1년 만에 다시 불거졌다.

이번 만큼은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으며 편입 이후 중장기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과 올해도 편입 가능성이 낮으며 설령 편입된다고 해도 자금유입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국 증시, FTSE 선진국시장 편입 재도전 =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선진국지수 편입 국가를 결정하는 FTSE 지수위원회 회의가 개최된다.

FTSE 지수는 MSCI 지수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영향력이 큰 투자지표이며 48개국 47개 증시를 시장지위에 따라 선진국시장과 준선진국시장, 신흥시장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선진국시장은 미국과 일본, 영국 등 24개국 23개 시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한국 증시는 대만, 브라질, 이스라엘, 남아공, 멕시코 등과 함께 준선진국시장에 속해 있다.

한국 증시는 2004년9월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공식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된 이후 작년 9월 편입이 기대됐으나 좌절된 바 있다.

◆"선진국시장 편입 가능성↑..자금유입 기대" = 굿모닝신한증권은 한국 증시가 외환시장 자유화와 주식 대차거래 허용, 통합계좌, 공매도 허용, 장외거래 등 FTSE가 제시한 조건을 대부분 충족시켰기 때문에 작년 9월에 비해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최창호 애널리스트는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경우 한국 증시의 비중은 1.58%로 추정되며 중장기적으로 73억~91억달러 규모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2조5천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FTSE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상당수가 보수적인 유럽계라는 점에서 그 동안 한국 증시에 투자하지 않았던 투자자금의 신규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선진국지수 편입과 함께 한국 증시의 가격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POSCO 등 대형 우량주를 수혜주로 꼽았다.

◆"준선진국시장 잔류 가능성 높아" = 그러나 한국 증시가 준선진국시장에서 빠져날 경우 해당 지수에 큰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이번에도 선진국시장 편입 가능성이 낮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는 건 시장 자체의 결합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한국 증시를 대체할 만한 국가가 없다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상해와 심천에 개설된 중국 증시의 비유통주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중국 증시가 한국을 대체할만한 시장으로 성장한 이후에나 선진국 지수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한국과 대만이 준선진국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7.7%, 29.2%에 달하다"며 "두 증시가 선진국지수로 넘어갈 경우 해당 지수를 추종했던 투자자금이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선진국시장 대접 받고 있어" = 아울러 한국 증시는 이미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에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고 해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의 김 애널리스트는 "2004년 하반기 이후 11조8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이머징마켓 투자자금의 이탈이 있었던 반면 밸류에이션에 입각해 합리적 기대수익률을 추구하는 선진국 투자 자금은 순유입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펀드 내 주요 국가의 편입비중을 살펴보면 한국은 1.6%로 9위에 해당될 정도로 이미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다"며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