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항구적 안정이라는 원대한 정책목표속에 8.31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지 오는 30일로 1년을 맞는다.

하지만 8.31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평가가 엇갈린다.

연합뉴스는 지난 1년간의 시장 변화와 정책 효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정책방향, 시장 전망을 5회에 걸쳐 특집으로 준비했다.

부동산 시장의 항구적 안정과 서민 주거복지를 위해 참여정부가 8.31 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은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최근의 집값 하향 안정세를 보면 집값 안정측면에서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하나 3.30 후속대책, 버블논쟁 등의 우여곡절과 올초 강남, 목동, 신도시의 집값 급등을 감안하면 이같은 평가는 유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 8.31대책은 아직 진행중

8.31에 대한 평가를 유보케하는 요인중 하나는 아직 제대로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진행상황을 보면 시행에 들어간 제도는 개발부담금 부활, 실거래가 신고제 도입(이상 1월),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도심노후지역 재정비법 시행(7월), 토지거래요건 강화(작년 9-11월), 공공택지내 채권입찰제(2월) 등이다.

후속조치인 재건축 안전진단 및 사업투명성 강화가 지난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가 초기 단계의 재건축 사업은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송파신도시 건설, 공공택지 및 공공임대 주택건설 확대, 주택청약제도 개편 등도 다소간의 일정지연이 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8.31의 핵심조치인 '세금폭탄'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

종합부동산세는 기준이 9억초과주택에서 6억초과로, 인별 합산과세가 가구별 합산으로 바뀌어 오는 12월 첫 부과되고 1가구2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50% 중과도 내년부터 시행된다.

보완책으로 나온 3.30대책중 재건축개발부담금도 9월 25일부터 적용된다.

◇ 널뛰기서 비수기 안정세로..여진 남아

8.31제도 발표후 1년간 시장은 정부의 기대와는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달리 널뛰기를 반복했다.

발표직후 하락하던 집값은 서울시의 재건축 용적률 및 층고완화 움직임을 계기로 불안해지더니 이사철인 올해 1-3월 목동, 강남, 분당.평촌 등 신도시, 용산, 과천 등 인기지역은 집값이 20-30% 급등했다.

세부담이 증가하면 다주택자의 매물이 쏟아져 2003년 10.29수준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일단 버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매물이 줄고 호가위주의 장세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집값은 3.30대책과 5월 버블논쟁, 비수기를 겪으면서 하향세로 돌아서 강남3구의 경우 아파트 실거래가가 3개월만에 14.4%, 5개 신도시는 16.5%나 하락했다.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허술한 시행으로 수차례 뒤집기를 반복하다 누더기가 됐으며 5.31지방선거에서 패하자 여당은 '부동산 정책실패와 과도한 세금'을 이유로 제도완화를 요구, 논란끝에 없던 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 평가

정부는 최근의 집값 안정을 들어 8.31대책이 성공했다는 입장이다.

권도엽 건교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은 "8.31의 3가지 목표는 부동산 시장 투명화, 세제 강화.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안정, 서민주거 안정 지원이다"며 "일부 제도의 효과에 대한 이견이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토지시장과 주택시장이 8.31대책과 후속조치로 약세에 접어든 것을 보면 정책효과는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본부장은 "정책의 타깃이 잘못됐다.

최근 집값 안정은 정책의 작위적 효과가 아니라 얼어붙은 시장 탓"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애초부터 정부가 목표를 과도하게 잡았기 때문에 8.31대책은 누가 평가하더라도 실패"라며 벌칙성 세부담 증가와 공급을 저해하는 규제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재건축 규제에 따른 인기지역 주택 공급 감소, 판교 고분양가 논란을 낳은 채권입찰제의 보완 등 추가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일단 추가 대책은 없다는 입장이다.

추병직 건교부 장관은 "최근 실거래가 가격의 하락은 거품 붕괴의 시작으로 집값은 지속적인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로서 추가적인 보완대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