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양손들고 2분 못버티면 손저림증 의심해보세요
충북 청주시에서 식당 일을 하는 김숙자씨(55)는 6개월 전부터 양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아프더니 최근 손가락 끝의 감각마저 둔해져 일상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통증은 밤에 더욱 심해져 여러 번 잠에서 깨기도 했다.

손을 흔들거나 털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사라졌다.

근래 증세가 심해 병원을 찾은 결과 중증의 수근관 증후군으로 판명 났다.

요즘 들어 손저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강한 인생] 양손들고 2분 못버티면 손저림증 의심해보세요
전문가들은 "평소 손이 저리고 통증이 심해 잠을 설치거나 손의 무감각과 심한 통증이 반복되는 사람은 한 번쯤 손저림증을 의심해 보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손목굴절증후군이 원인=손저림증은 목 디스크나 당뇨병,갑상선 기능 장애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90% 이상은 팔에서 손바닥으로 뻗어 있는 정중 신경이 손목 인대에 눌리는 '수근관 증후군' 또는 '손목굴절 증후군(Carpal Cunnel Syndrome)'이 원인이다.

반복적으로 손목을 많이 쓰는 컴퓨터 작업자나 주방 일을 많이 하는 여성,무거운 짐을 많이 드는 등 손목을 무리하게 쓰는 경우에 발생하기 쉽다.

주로 40~60대 여성에게 많다.

주부나 근로자 등 전체 인구의 2~5% 정도가 손저림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증상이 심하면 손으로 잡는 힘이 약해져 단추 잠그기,전화기 잡기,방문 열기 등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손가락이 마비돼 물건을 떨어뜨리는 등 손으로 하는 실수도 많아진다.

[건강한 인생] 양손들고 2분 못버티면 손저림증 의심해보세요
○초기증상 미미 혈액순환장애로 오인 많아=초기에는 간간이 손이 저린 정도다.

일을 많이 하고 운전을 하는 등 손을 많이 사용한 후 조금씩 저린 증상이 나타나므로 단순히 혈액순환 장애로 생각하기 쉽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병을 키우게 된다.

가벼운 증상에는 약물 요법이나 손목 보호대로 손목이 구부러지지 않도록 고정시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고 마비될 정도면 수술해야 한다.

○양손 들기로 자가진단 가능=혹시 이른 새벽 잠에서 깨 손이 저린 적이 있거나 또는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서 무의식적으로 손바닥이나 손가락을 주무른 적이 있다면 양 손 들기를 이용해 자가 진단해 볼 수 있다.

양 손을 약 2분간 머리 위로 들고 있을 때 손바닥이나 손가락이 저린다거나 마비되는 것 같다면 손저림증 치료가 필요하다.

이는 손저림증 환자들이 △버스 손잡이를 오래 잡지 못한다거나 △수화기를 오래 들고 있지 못하거나 △우산을 오래 들지 못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개발된 것.

이 방법을 고안한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안덕선 교수는 "기존의 손목을 두드려 통증을 진단하거나 손목을 90도로 꺾어서 저리는 증상을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게 증상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양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있기만 하면 되므로 손목을 꺾을 수 없는 환자도 시행 가능하며 수술 후에도 별다른 검사 없이 수술 경과를 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손목 인대 절개로 수술 간단=손저림증은 손목 인대만을 절개하는 간단한 수술로 치료 가능하다.

한림대의료원 강동성심병원 신경외과 박세혁 교수팀이 최근 5년간 손저림증 환자 215명을 대상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수근관 감압술을 300차례 실시한 결과 94.7%에서 만족도를 나타냈다.

이 시술은 손목 부위를 1cm 정도 절개한 다음 내시경을 이용해 인대를 절개하고 봉합해 주면 끝난다.

약 30분 정도 걸려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후 손목 사용이 가능하지만 1주일간은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박 교수는 "내시경 수술은 최소 절개로 수술 후 흉터가 별로 남지 않고 통증도 적어 빠른 시일 내 일상생활이나 직장 복귀가 가능하다"며 "내시경을 통해 주위의 주요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어 정확도가 높고 수술 후유증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