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강남지역의 전셋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학군이 좋은 대치동과 역삼동 등의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수요에 비해 전세 매물이 워낙 적어 호가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반면 목동과 분당은 전세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목동은 이미 상당수의 중·고교 정원이 채워져 이사를 와도 전학이 힘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분당도 판교 2차 분양을 목전에 두고 이사를 꺼리는 경향이 강해져 전세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구는 지난달 마지막주 전셋값이 마이너스(-0.1%)를 보였으나,이달 들어서는 첫째주와 둘째주 각각 0.17%와 0.08%로 상승 반전했다.

보합세를 나타냈던 서초구 역시 지난주부터 0.04%의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면 목동은 전셋값이 최근 2주 연속 내리고 있으며 분당은 7월부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남 전셋값 오름세로 돌아서

강남구에서도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과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많은 역삼동의 전세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전세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들이 많아 일부 단지에서는 매물품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대치동 선경 및 우성 31평형은 전셋값이 4억원으로 최근 2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선경 45평형은 전셋값이 5억5000만∼6억원을 호가하지만 매물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대치동 대성공인 관계자는 "여름방학은 통상 전세 성수기지만 이번에는 수요가 좀 뜸한가 싶더니 이달 들어 부쩍 문의가 늘고 있다"며 "전세 물량이 모자라 급매물이 나오면 바로 연락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역삼동에서는 입주가 한창인 개나리푸르지오와 내달 집들이를 하는 역삼아이파크 등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곳 고려부동산공인 관계자는 "역삼 아이파크 44평형 전세가는 4억5000만∼5억원에 호가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매물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초구와 송파구에서도 가을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목동·분당은 하향 안정세 지속

강남과는 대조적으로 목동과 분당의 전세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목동은 대부분 학교 정원이 이미 차 '학군 프리미엄'이 희석되면서 오히려 전셋값이 이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하이페리온 1차 56평형 전셋값은 6억원,삼성쉐르빌 37평형은 4억원에 이르는 등 대형 주상복합은 큰 변동이 없지만 단지 내 아파트는 27평형이 1억8000만∼2억2000만원,35평형은 3억∼3억5000만원에 달해 최근 1~2개월 사이에 전셋값이 2000만∼3000만원가량 내렸다.

이사를 와도 전학이 잘 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목동 온누리공인 관계자는 "목동으로 이사를 들어왔다가 전학이 되지 않아 다시 이사를 나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분당 역시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판교 분양을 앞두고 이사를 가고오는 일이 드물어졌기 때문이다.

전세 매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단지별로는 수요가 없어 호가를 내린 급매물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서현동 시범단지 삼성·한신 32평형 전셋값은 2억∼2억5000만원,49평형이 3억5000만원 선이며 정자동 파크뷰 33평형은 3억∼4억원,54평형은 5억∼5억5000만원 선에 이른다.

서욱진·김유미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