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깊어지는 아파트 분양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주택건설업체들이 늘고 있다.

서울 용산에서 300여가구의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인 개발업체 A사는 40평형대 이상의 중·대형 평형을 줄이는 대신 실수요자가 많은 30평형대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수익성보다는 분양률을 높이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소형 평형의 경우 시장 침체 여부에 관계없이 수요층이 두터운 데다 분양가를 6억원 이하로 낮출 수 있어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도 함께 피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분양대행업체를 중심으로 주상복합 아파트 등 틈새상품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곳도 늘고 있다.

지방권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공급을 준비 중인 B사는 마케팅 직원들을 대상으로 타워팰리스 등 서울권의 대표적 주상복합 단지를 견학시키기로 했다.

B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홍보만 잘 하면 물건이 팔려나가던 시대는 지났다"며 "직원들에게 분양성공 현장을 직접 보게 해 입지나 가격뿐 아니라 설계 등 전문분야의 지식을 쌓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건설업체인 C사의 경우 조만간 내놓을 오피스텔의 주력 마케팅 대상을 개인 대신 법인으로 바꾸기로 했다.

일반인들 사이에 오피스텔을 매입하면 다주택자가 된다는 부담이 커지다 보니 개인을 상대로 한 마케팅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평형이나 핵심 공략대상을 바꾸는 등 다양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