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나타나는 원화 약세 현상이 오래 유지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7일 '최근 외환시장 특징과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원화의 경우 글로벌 달러 약세 환경에도 불구, 보기 드물게 '나 홀로 약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후 원화는 달러와 엔, 유로에 대해 각각 1.5%, 3.0%, 3.4% 절하됐다.

이는 지난 5월 초까지 원화가 2005년 초와 비교해 달러, 엔, 유로에 대해 각각 11.6%, 21.4%, 19% 절상되는 등 꾸준히 강세를 유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연구소는 이런 현상이 상반기 경상수지가 97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데다 지난 4월 이후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세가 이어지고 외국인 직접투자액도 크게 줄어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 공급 우위 기조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론스타, 월마트, 까르푸 등의 매각 대금 송금 수요와 북한 미사일 사태로 부각된 지정학적 위험 등이 국내외 달러 매수 움직임에 힘을 실어 더욱 달러에 대한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연구소는 향후 글로벌 달러 약세가 심화되면서 4.4분기께 원화도 다시 달러 대비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악화를 우려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거나 한 차례 정도만 추가 인상한 뒤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비해 일본과 유럽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11월 미국 중간 선거를 계기로 쌍둥이 적자(재정.경상 적자) 등 미국의 대외 불균형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 최근 보합세를 유지하던 달러 가치가 다시 하락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원화 강세 기조를 상정하고 최근 원화 약세를 이에 대비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일본.유럽 지역으로의 수출을 늘리는 한편 원.엔 환율 상승과 일본의 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 엔화 차입 위험도 적극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원화 절상 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 위안화 절상 등으로 수출 환경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과 제품 고부가가치화 등 근본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