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동 < 대원C&A홀딩스 사장 >

최근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 애니메이션 행사를 다니다 보면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해외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기획만 보고 선투자하는 등 관심과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경쟁력의 원천은 우수한 영상 퀄리티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로 구현한다는 점이다. '아이언키드'처럼 TV용 3D 애니메이션은 극장판 3D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과 비교해 절반에 불과한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기술력과 작품성이 뛰어나 해외 관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1990년대 이전 한국 애니메이션의 약점이었던 기획력 부족은 꾸준한 노력 끝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고 스토리 컨셉트의 개발,캐릭터의 독창적인 디자인 능력을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저렴한 제작비로 작화와 채색을 담당하는 애니메이션 OEM국이 아니라 자체 기획과 제작으로 당당히 승부할 수 있는 신흥 애니메이션 강국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게다가 TV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일본이 최근 난해한 스토리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으로 대중보다는 마니아 지향적으로 흐르고 있는 점도 한국 애니메이션 수출에 탄력을 주고 있다.

건전한 내용과 보편적인 가치관과 함께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공영성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호평을 받으며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와 스토리는 다른 분야,즉 완구 의류 게임 영화 등과 연계해 새로운 수익을 만들어 낸다.

일본의 '포켓몬스터' 경우에는 전세계에서 20조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은 가치와 문화를 담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주류를 이룰 때 작품을 보고 열광한 세대는 일본의 다른 장르의 문화에 대해 호기심과 동경을 갖게 되고,이에 따라 일본의 문화적 영향력은 커져 일본 문화 산업은 큰 성장을 이뤘다.

이렇듯 애니메이션 산업은 타 시장까지 경제적 파급력을 가지는 주목할만한 블루오션 시장이다.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한국 애니메이션이 해외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또한 활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함께 정부차원의 직접적인 지원과 자본 조달,그리고 시청률 중심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송 제도 정비가 절실하다.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해외에서 보인 여러 가능성을 보며 적극적인 창작과 마케팅,그리고 다른 산업과의 연계에 더욱 힘을 쏟는다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올라설 날이 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