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후보들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3일(현지 시간) 현재까지의 대선 판도는 룰라 대통령과 제랄도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 엘로이자 엘레나 상원의원의 3파전 양상을 뚜렷이 하고 있으며, 주요 여론조사기관이 다음 주 중 잇따라 판세 분석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집권 노동자당(PT)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다음 주부터 대선공약을 차례로 제시하며 '1일 투어' 유세를 시작할 예정이다.

룰라 캠프는 앞으로 매주 목요일 아침마다 TV 유세용 메시지를 녹화하는 것을 비롯해 요일별로 전국의 건설공사 현장 시찰 및 각 사회단체 행사 참석을 위주로 일정을 짜는 등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표밭을 최대한 많이 누빈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일부 야권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결선투표 실시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저소득.빈곤층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룰라 대통령의 측근들은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선공조를 유지하고 있는 브라질 공산당(PC do B) 및 브라질 공화당(PRB), 비공식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브라질 민주운동당(PMDB), 브라질 사회당(PSB), 자유당(PL), 브라질 노동당(PTB)의 인사들로 구성된 협의회에 매주 참석해 수시로 대선전략을 점검할 방침이다.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의 알키민 전 주지사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자신의 아성인 상파울루 주에서 43%의 지지율을 기록해 33%에 그친 룰라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지지율 확산 가능성에 크게 고무된 상태다.

알키민 전 주지사 측은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최대 선거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상파울루 주에서 만큼은 51% 대 37%로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30%를 넘는 부동표를 확실하게 잡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PSDB는 특히 상파울루 주에서 룰라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유권자들이 39%(상파울루 시는 4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점에 주목하고 알키민 전 주지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해 극적인 '상파울루발(發) 역전 드라마'를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10%대의 지지율로 선전하고 있는 사회주의자유당(PSOL) 소속의 엘레나 의원은 룰라 대통령에 대한 비난 공세를 강화하면서 좌파의 선명성을 내세우는 방법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집권당인 PT에서 강경 좌파 노선을 주장하다 탈당한 전력을 가진 엘로이자 의원은 자신이 "룰라 대통령의 재선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집권당의 의도적인 외면에 맞서 "룰라 대통령과 집권당은 부패.비리 문제에 관한 한 거짓과 위선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