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중·대형 아파트 분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판교 후광이 예상됐던 평촌과 산본의 집값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판교 중·소형 아파트 분양을 전후로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분당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상반기 고공 행진을 기록했던 두 지역 집값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평촌·산본 주택시장 '찬바람'

두 번째 판교 후광 효과를 예상했던 지역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평촌과 산본지역 주택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우선 매물이 적어서 현지 일부 중개업소의 게시판은 절반 정도가 공백으로 남아 있을 정도다.

추가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집주인들이 아예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이 같은 바람과는 달리 매수세가 완전히 끊겨 거래가 아예 없다시피하고 있다.

평촌 목련마을 A공인 관계자는 "매도자는 기대가 큰데 현장 분위기는 영 아니다"며 "집값 거품 지역으로 지목되면서 매수세는 거의 사라졌고 현재 호가가 실거래 시세로 정착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평촌 중·대형 아파트들의 가격은 지난 5월 이후 아무런 변화가 없다.

목련마을 선경아파트 44평형 호가는 8억5000만~8억7000만원으로 지난 두 달 전 시세와 차이가 없다.

산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8단지 한양아파트 46평형 호가는 6억5000만~7억원으로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단지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올초 5억원 안팎에 머물렀던 집값이 3월 판교 분양 직후 현 시세까지 뛰어올랐지만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매수 가격과는 워낙 괴리가 커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집값 상승 전망 엇갈려

평촌·산본 집값 상승세가 이처럼 주춤하고 있는 주요 원인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따라붙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평촌 C공인 관계자는 "상반기 집값이 급등하면서 실거래 가격이 대출 규제선인 6억원을 돌파한 아파트들이 많아져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판교신도시 수혜지로 꼽히는 분당 아파트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도 이곳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본 7단지 D공인 관계자는 "떨어질 것 같지 않던 분당 집값이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 평촌이나 산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며 "강남이나 분당 집값이 다시 강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집값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판교 중·대형 아파트 분양이 시작되는 다음 달 이후 본격적인 '판교 바람'이 불면서 두 지역 집값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평촌 귀인마을 E공인 관계자는 "비수기와 휴가철이 끝나고 판교 분양이 임박하는 다음 달 중순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지난 3월 분양 때도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집값이 강세를 보였던 만큼 9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판교 후광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