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일부지역 전세 가격이 여름철 비수기인 데도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개나리 푸르지오,역삼 개나리 래미안 등 내달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역삼동 재건축 아파트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아파트의 전셋값은 최근 2주일 사이 3000만원 이상 올랐으며 단지 주변 중개업소들은 전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강남권 요지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란 매력이 있는 데다 가을 신학기를 앞두고 유망 학군을 찾아 전세를 선점하려는 세입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강남권 전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나리푸르지오 2주 새 3000만원 올라

13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입주를 두 달여 앞둔 지난 6월 말부터 거래가 시작된 개나리푸르지오와 역삼개나리래미안의 전셋값은 2주 사이 2000만~3000만원 올랐다.

실제 2억4000만~2억8000만원 선이던 24평형 전셋값은 현재 2억7000만~3억원,33평형은 3억5000만~4억원 선에 달하고 있다.

이는 영동주공 1~3차를 재건축해 올초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역삼래미안,역삼푸르지오,역삼e-편한세상 등은 인근 아파트의 전세 가격보다 2000만~5000만원 높은 것이다.

심지어 24평 전세를 주변 도곡렉슬 시세 수준인 3억2000만원까지 높여 부르는 집주인도 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T공인 관계자는 "지난 주말 개나리푸르지오 입주자 사전 점검을 전후로 전세 물건이 대량 소화됐다"며 "얼마 남지 않은 물건을 확보하느라 중개업소끼리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주변 중개업소들은 신학기를 앞두고 '강남 입성'을 노리는 학군 수요가 전셋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D공인 관계자는 "자녀 학군을 고려해 전세를 구한 세입자들이 대부분"이라며 "40평형 이상의 대형 평형보다는 20~30평형대 전셋값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가파르다"고 전했다.

○가을철 전세시장 불안 우려도

이 같은 강남권 일부 지역의 전셋값 급등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이들 신규 입주 아파트의 전세 가격 상승은 '새집 프리미엄'에 따른 현상일 뿐 이를 강남권 전체의 전셋값 상승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역삼동 U공인 관계자는 "강남권 전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입주 아파트들이 전세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며 "특히 분당선 한티역을 중심으로 올초부터 도곡렉슬 등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국지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을철 강남권 전세시장 불안의 잠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S공인 관계자는 "비수기에 전셋값이 급등하는 것 자체가 전세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올 9월 이후엔 전세 재계약 물량이 많아 전세물량 부족과 함께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