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마이홈 계획 세우세요."

8·31 대책과 3·30 대책의 후속조치 시행으로 하반기 집값이 5% 안팎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내집마련 시기를 저울질하던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한결 바빠질 전망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내년부터 중과되는 양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1가구 2주택자들의 급매물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유망 미분양 물량도 계속 쌓이고 있어 남들보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 경우 알짜 물건을 선점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 분양시장을 좌지우지할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는 물론 파주 운정신도시,성남 도촌지구 등 굵직굵직한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의 분양이 잇따를 예정이어서 올 하반기가 내집 마련의 적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택지지구 분양 '풍년'

부동산경기 침체로 상반기 예정됐던 분양이 미뤄지면서 하반기 신규 분양 물량은 무려 31만여가구에 달한다.

작년 같은 기간(12만1000가구)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수도권 물량은 13만2000가구로 이 가운데 택지지구 공급물량이 3만6000여가구에 이른다.

택지지구 아파트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곳은 8월에 분양될 판교신도시다.

총 공급물량은 7164가구로 전용면적 25.7평 이하 1774가구,25.7평 초과 4993가구,중·대형 임대 397가구 등 중·대형 평형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판교 주변에 조성되는 노른자위 택지지구 물량도 관심 대상이다.

판교 동쪽으로는 오는 11월께 분양할 성남 도촌지구가 있다.

분당 야탑동과 경기도 광주시 사이에 위치한 24만여평의 택지지구로 주공이 408가구(30·33평형)를 공급한다.

서판교 쪽과 가까운 의왕 청계지구도 유망 청약지역으로 꼽힌다.

과천과 평촌신도시의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판교와 분당으로 접근이 수월한 지역으로 연말께 주공이 612가구(30~34평형)를 선보인다.

서울시내에서 대규모로 조성되는 은평뉴타운도 주목할 만하다.

은평구 진관내·외동과 구파발동 일대 은평뉴타운 1·2지구에서 오는 9월에 총 6000가구(일반분양 3373가구)가 공급된다.

평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두산산업개발 현대건설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리조트형 생태도시'로 만들어지는 은평뉴타운에서는 2008년 말까지 총 1만5000여가구의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신규 입주단지 '급매물 잡기'

하반기에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풍부해 입주 초기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을 공략하는 방법도 노려볼 만하다.

하반기 전국에서 입주를 준비 중인 아파트는 총 12만6605가구나 된다.

지역별로는 △서울 1만7507가구 △신도시 2641가구 △수도권 3만7740가구 △지방 6만8717가구 등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말께 입주를 시작할 예정인 송파구 잠실 '레이크팰리스'는 잠실 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단지로 2678가구의 매머드급 규모다.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서는 8~9월 사이 역삼동 개나리3차를 재건축한 개나리푸르지오(332가구)를 비롯 개나리래미안(438가구) 역삼아이파크(541가구) 등 유망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몰려 있다.

10~12월 사이에는 내년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 50%)를 앞두고 해당자들이 던지는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 관심 지역의 매물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분양은 '옥석 가리기' 필수

올 들어 분양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에서도 미분양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총 447개 단지 3만2695가구로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동·호수까지 직접 골라 살 수 있는 데다 계약금 할인,중도금 이자후불제 등의 다양한 금융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상언 유앤알 컨설팅 사장은 "분양시장 침체로 어쩔 수 없이 미분양 물량이 남게 된 곳도 많기 때문에 의외로 좋은 곳을 잡을 수 있다"며 "다만 현장 방문 등 옥석을 가리는 데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