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전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각 출전국 유니폼을 후원한 스포츠용품 업체 간의 '유니폼 전쟁'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팀 중 독일계 푸마가 이탈리아 스위스 폴란드 등 12개국에 유니폼을 제공,일단 '물량'에서는 경쟁업체들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미국계 나이키가 한국을 비롯한 브라질 포르투갈 멕시코 등 8개국 대표팀에 유니폼을 대면서 2위에 올랐고,독일계 아디다스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6개국을 확보했다.

잉글랜드 스웨덴 등 나머지 6개국은 엄브로 로또 등 '군소' 브랜드 유니폼을 채택했다.

이 중에서 주목되는 것은 스포츠 브랜드 '빅3'로 꼽히는 나이키 아이다스 푸마의 '월드컵 대리전' 성적.

이들 브랜드 유니폼을 입은 국가들의 이번 월드컵 성적은 13일 오전 현재 나이키가 4승 1패로 가장 앞서 있고,아디다스도 2승1무1패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반면 푸마는 2승6패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푸마는 12일까지만 해도 6전 전패의 수렁에 빠졌으나,그나마 13일 이탈리아와 체코가 연거푸 승리하면서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한 것.

업계와 축구 팬들의 관심은 각 브랜드의 전체 전적과 함께 어느 브랜드를 입은 팀이 이번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은 개최국 프랑스가 나이키의 브라질을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고,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나이키를 입은 브라질이 아디다스의 독일을 제압하고 우승했었다.

2002년의 경우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각각 한국과 브라질,독일과 터키로 둘씩 나눠가진 반면 푸마는 4강 문턱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푸마는 아프리카·중동 지역 국가들과 대거 후원계약을 체결하며 8개국을 후원한 나이키와 6개국에 그친 아디다스를 따돌렸지만 경기전적은 여전히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푸마가 후원하는 나라 중 16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점쳐지는 팀은 체코와 이탈리아 정도.

반면 13일 오전까지 나이키를 입은 나라들은 브랜드 종주국인 미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해 대조적이다.

반가운 것은 나이키를 선택한 한국대표팀이 속한 G조에는 푸마를 입은 나라가 토고와 스위스로 둘이나 된다는 점.

지금까지의 결과대로 '나이키가 이기고,푸마는 진다'는 공식이 맞아 떨어지기만 한다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편 잉글랜드 대표팀이 1982년 월드컵 이후로 자국 브랜드인 '엄브로'의 유니폼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관심거리다.

거대 다국적 스포츠용품사가 베컴,오언,루니 등 인기 스타가 즐비한 잉글랜드 대표팀을 잡기 위해 수많은 러브콜을 던졌지만,잉글랜드 대표팀은 이를 거절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