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증시와 동반 급락세를 지속하면서 급기야 1,200선 붕괴 위험에 직면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98포인트(2.90%) 하락한 1,203.86으로 마쳤다.

작년 11월1일(1,188.95) 이후 약 7개월 보름간 한 번도 1,200선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던 코스피지수가 맥없는 추락을 거듭함에 따라 향후 장세에 대한 불안감도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일단 코스피지수가 단기적으로 1,200선을 하회할 수 있으나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미 과매도권에 진입한 상태여서 추가 하락해 1,200선이 무너지더라도 별다른 의미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1,200선 붕괴' 자체가 악재의 조기 반영, 과매도권 및 지수 바닥권 진입 등으로 해석될 수 있어 추가 하락 보다는 조만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중기 추세선 훼손 우려와 글로벌 경기둔화 및 미 금리인상 가능성, 기업 실적 하향 조정 심화 등의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반등시 강한 상승탄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 '과매도' 1,100선도 배제 못해

전문가들은 지수가 단기적으로 최대 1,100선까지 하락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기업 실적전망 하향 조정, 외국계 자금 이탈 심화 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가깝게는 미 소비자물가(CPI) 및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결정 이벤트 결과가 글로벌 증시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향후 증시 흐름은 미국 금리인상 여부와 기업 실적 하향조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특히 펀드 환매가 본격화될 경우 지수는 최대 150포인트까지 빠질 수 있고 지수는 단기적으로 1,100선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외국인 매도세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인식 아래 지수 1,200선 전후가 바닥이라는 논리도 제기됐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1,200선이 깨질 수 있으나 이 선 아래에서 머무는 시간은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인상 및 경기둔화 이슈는 주가에 이미 선반영돼 영향력이 많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일단 미국의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 지표 결과가 초점"이라며 "시장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이나 글로벌 경기 상황 및 미 증시 동향에 따라 반전의 기회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극단적인 과매도 상태여서 지수가 더 떨어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며 "추가 하락 가능성 보다는 반등이나 횡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기관 실탄 '풍부'..반등 가능성 내포

실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여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증시 주변 여건이 호전되면 증시 반등도 쉽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고 97~98%에 육박하던 주식형펀드의 주식비중이 최근 92%로 연중 최저점까지 내려온 데다 최근에도 주식형펀드로 일평균 1천500억원씩 유입되고 있다"며 "기관이 확보한 현금은 1조8천억원 가량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지난 4월 말 이후 주식형펀드 잔고는 3조8천억원이나 순증했다"며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이점 부각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입질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외국인의 추가 매도강도는 빠르게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4월25일 이후 무려 6조4천억원 가량을 순매도한 데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도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또 특히 이번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외국인 전체 주식 보유액(250조원) 대비 2.5% 정도에 그쳐 과거에 비해 크지 않다며 이번 매도를 외국인의 이탈로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외국인 매도 진정과 기관 수급 보충 등의 수급이 개선되고 시장 하방경직성이 확보되면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승원 전무는 "외국인의 매도는 이익실현이 지속되면서 유동성 거품이 빠지고있는 과정"이라며 "워낙 유입된 자금이 많았기 때문에 최근의 매도 규모가 크다고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차익실현으로 주가가 좀 더 내려간다는 것 자체를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며 "그만큼 가격수준이 내려와 밸류에이션이 좋아지기 때문에 반등시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문제는 반등이 이뤄지더라도 회복세가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기술적으로 중기적인 흐름이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6~12개월간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략

결론적으로 당분간 강한 반등 보다는 바닥권에서 횡보하는 조정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수 1,200선 전후에서 반등을 대비한 '낙폭과대주에 대한 매수' 전략을 취할 것을 권했다.

대신증권은 "경기 둔화 및 기업실적 둔화 우려감이 어느 정도 선반영된 데다 최근 달러화대비 원화 상승으로 기업 실적 둔화 우려가 소폭 완화된 만큼 낙폭과대주인 자동차, 건설, 은행, 증권, 보험 등의 반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추가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종목에 따라서 주식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거나 본격 매수에 가담하는 시기를 늦추는 전략을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