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안개가 낀 해상에서 펼쳐진 목포해경의 신속한 해상 구조작전이 한 외국 선원을 살렸다.

해경은 바다 한 가운데서 구난헬기에 설치된 구조 바구니(호이스트)를 배에 내려 선원을 구조한뒤 목포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기까지 70분간 극적이고 영화같은 작전을 전개했다.

12일 오전 6시 30분께 목포해경 상황실에 한 통의 긴급 구조요청이 접수됐다.

영광군 안마도 서쪽 37.8㎞ 해상에서 중국에서 부산항으로 향하던 캄보디아 국적 294t급 예인선 보고1호(VOGO 1)가 선원 피노(30.인도네시아)의 위급한 상태를 알려왔다.

"선원이 대소변을 보지 못해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신고를 받은 해경은 즉시 구난헬기를 출동시켰다.

헬기가 이륙했으나 해상은 심한 안개로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첨단 항법장치를 이용, 가까스로 배에 도착했지만 문제는 배가 너무 작아 헬기가 앉을 수 없는 상태.
착륙이 불가능하자 헬기에 설치된 30m 길이의 호이스트를 선상에 내려 환자를 구난헬기를 옮긴뒤 목포로 이송했다.

왕복 비행 거리만도 280㎞인 해상에서 환자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기는데까지 걸린 시간은 모두 70분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신속한 대처다.

목포 한국병원으로 이송된 피노씨는 "조금만 늦었으면 죽었을 지도 모를 긴박한 상황인데 해경이 헬기까지 보내줘 구조해 줬다"면서 "인종과 국경을 초월한 해양경찰의 노고에 정말 감사한다"고 눈물을 흘렸다.

구난헬기 기장 강진홍 경위는 "기상 상태가 너무 나빠 구조가 정말 어려웠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목숨을 건 구조작전이었다"고 말했다.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chog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