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9일 1만4천원으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유상 증자 참여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이날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2차 발행가액이 주당 1만4천원을 넘어섬에 따라 최종 발행가액을 1,2차 발행가액 가운데 가장 낮은 1만4천원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14-15일에 우리사주 조합분을 제외한 2천400만주에 대해 구주주들을 대상으로 주당 0.2382주씩 배정하는 청약신청을 받고 최종적으로 발생한 실권주에 대해서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처리방향을 확정하게 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2만원대를 형성하고 있어 1차 발행가액인 1만4천원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이 정도의 조건이라면 현대중공업그룹측에서도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로써 이번 유상증자는 양측이 모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하지만 우리사주 조합의 지분이 증가해 현대그룹이 현대중공업그룹과 지분율 확보전에서 한발 앞섰으며 이제는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그룹 우호지분은 35.45%, 현대중공업그룹 우호지분은 32.94%로 양측이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현대상선 우리사주 지분율이 4.6% 정도 늘어나 현대그룹 측은 현대중공업그룹측과 지분율 차이를 최대 7%까지 벌리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직 현대상선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이날 최종 발행가액이 나옴에 따라 12일 이사회를 통해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측은 이미 1차 발행가액이 1만4천원으로 나왔을 당시 "적정한 수준인 것 같다"며 간접적으로 만족을 표한 적이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유상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경영진은 어디까지나 주주 이익 극대화 차원에서 이사회를 통해 유상 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현대상선 경영권 행사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