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4개월만에 콜금리 인상을 재개하면서 각 은행들도 일제히 금리조정에 들어갔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증시 분석가들은 콜금리 인상에 이은 대출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은행의 마진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인상기조에 접어들면서 은행주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동시에 고려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런 복잡한 계산을 반영하듯 은행주들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국민은행[060000]이 나흘만에 1.43% 반등, 7만800원에 거래되고 하나금융지주[086790]는 0.24%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한지주[055550]와 우리금융[053000]은 각각 1.93%, 0.58%씩 내리는 등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 단기 마진압박 해소는 도움 = 삼성증권 유재성 애널리스트는 콜금리 인상이 은행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금리인상을 빨리 반영함에 따라 마진증대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0.25% 금리인상은 올해 은행들의 세전이익을 1.5% 증가시키는 반면, 금리인상으로 초래될 매도가능증권 평가손실은 0.6%에 그칠 것이라는 게 삼성증권의 추산이다.

골드만삭스도 경쟁심화 등으로 은행의 마진압박이 지속되고 있으나 콜금리 인상이 단기적 완충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 영향에 주목했다.

골드만삭스는 아울러 최근 주가하락으로 은행주에 밸류에이션상 매력이 살아나고 있는데다 은행들의 외형성장이 양호하고 충당금부담도 낮은 수준이어서 이익전망이 견조하다는 점도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만한 요인으로 꼽았다.

◆ 금리인상→경기둔화→대손리스크 확대도 고려해야 = 그러나 금리인상으로 인한 마진회복이 '우선 먹기에만 단 곶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정부의 부인에도 경기가 이미 정점에 도달해 하강국면에 진입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자산가격버블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가져올 부정적 효과를 가볍게 넘기기만은 힘든 탓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콜금리 인상은 대손비용측면에서 다소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와 경기둔화로 연체율이 상승하면 대출자산의 리스크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 실적전망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나 금리인상후 경기둔화가 가속화된다면 대손비용이 늘면서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도이치증권 역시 하반기 거시경제의 위축가능성을 거론하며 콜금리 인상이 은행주들의 점진적 실적 모멘텀 약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경우 종목별로는 대출성장률이 낮은 국민은행은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겠지만 우리금융과 기업은행[024110] 등 대출신장세가 큰 은행주들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도이치증권의 예상 시나리오다.

금리인상과 경기둔화 가능성이 당장 큰 우려는 아니나 은행주들이 콜금리 인상에 따른 단기 마진개선에 힘입어 곧바로 재반등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증권 유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 건설투자 증가를 토대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소비,투자,주택시장에 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큰 우려사항은 아니다"라면서도 "국내외 경제지표에 대한 확신이 선 후에야 은행주의 본격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