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매각작업이 채권단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한때 도급순위 2위 건설업체였던 동아건설은 새 주인을 만나 올해 말 부활하게 된다.

현재 한화건설 포스코건설 등 상당수 건설업체가 동아건설의 중동지역에서의 높은 브랜드 가치와 원전공사기술 등을 노리고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어 공개입찰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

다만 장외 거래 중인 주식이 무상감자되고 새 인수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매각될 것으로 보여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화건설 포스코건설 등 관심

동아건설은 2001년 파산 전까지만 해도 원자력발전소,리비아 대수로공사 등 굵직굵직한 공사를 대거 수주하는 건설업체 시공능력 5위권 기업이었다.

채권단이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동아건설을 되살리기로 한 것도 이 같은 가치를 바탕으로 채권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캠코는 지난해 말부터 동아건설 매각에 대한 태핑(Tapping·사전시장조사)을 거쳐 최근 국내·외 건설업체,중공업 등 100여개사를 대상으로 투자의향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한화건설 포스코건설 동양건설산업 등이 인수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가격은 4000억원 이상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아건설을 청산했을 때 담보권이 없는 채권단이 가질 수 있는 돈(청산시 현금화 예상 자산)은 총 2843억원으로 추정됐다.

매각하지 않아도 이 정도 돈은 회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캠코 관계자는 "동아건설 매각 가격은 청산가치에다 900여억원에 달하는 담보채권 가치와 동아건설의 브랜드 해외인지도 원전기술 등 미래가치가 반영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매각가격은 적어도 4000억원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상감자 비율 높을 듯

오는 19일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되고 나면 입찰대상자의 예비실사가 7월6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인수제안서 접수 및 평가를 거쳐 채권단은 7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게 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상세실사를 거쳐 8월 말 채권단과 인수투자계약을 맺는다.

이후 인수자와 채권단은 회생절차신청서 및 사전회생계획안을 공동으로 법원에 제출하며 이후 법원이 법정관리 전환을 결정하면 연말까지 모든 회생 및 매각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다.

회생엔 변수가 많다.

동아건설은 파산절차 중인 상태로 인수자가 선정돼도 법원이 법정관리 전환을 허용하지 않으면 회생이 무산된다.

또 기존 주식에 대한 감자 비율도 관심사다.

채권단은 매각공고에서 '무상감자 및 인수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회생시킨다는 입장을 공식화해 무상감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동아건설 주식은 지난해 9월 200원 선에서 올 4월 말 1200원을 돌파하는 등 급등한 상태.만약 100% 무상감자될 경우 이 주식은 휴지가 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