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신임 서울 시장으로 확정됨에 따라 그의 주요 공약인 '강북 4대문 지역 도심재개발사업(도시환경 정비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개발업계와 투자자들이 최근 도심 개발 예정지에 대한 선점 투자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등 도심 재개발 시대에 대비한 투자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는 분위기다.


○4대문 도심개발 예정지 300곳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종로 퇴계로 일대의 4대문 지역에서 '도시환경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세운상가 을지로 구역 등을 포함해 총 41개 구역에 달한다.

이들 구역 안에는 484개 개별 지구가 있으며 이 가운데 137개 지구는 이미 사업이 완료돼 주상복합이나 오피스 빌딩으로 탈바꿈한 상태다.

또 48개 지구는 사업이 진행 중이며 299개 지구가 아직 구역 지정이 안 된 미(未)인가 단계다.

도시환경 정비사업이란 도심 상업·공업지역 등을 대상으로 낙후된 도시기능 회복을 위해 추진되는 사업을 말한다.

건설업계에서는 향후 이들 미인가 지구의 개발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계천 복원과 맞물려 도심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주상복합 신축이 가능한 회현동이나 종로5가 퇴계로5가 일대가 주목받고 있다.

○개발업체·건설업계,사업추진 방향에 촉각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세운상가 구역의 경우 최근 대림산업이 추진하는 세운상가 4구역에 이어 중구 산림동 일대 세운상가 5구역에서도 사업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곳은 추진위원회가 결성돼 동의서를 걷고 있으며 대림산업과 GS건설 등 대형 메이저 건설업체들이 시공권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종로 1~2가 일대 공평·청진 구역에서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토지매입 작업이 한창이다.

신문로 2-5지구는 KCC건설이 업무 시설을 짓기 위해 토지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비구역안이 통과된 을지로2가 5지구 사업은 금호산업이 시공을 맡아 주거·업무·호텔·판매 시설을 갖춘 복합 건물로 추진되고 있다.

백병원 주변 을지로2가 구역도 대지 3700평에 32층 높이 업무 시설 및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사업성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건설·시행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가세로 땅값 상승세

재개발 구역의 땅(지분).값은 입지별로 천차만별이다.

평당 1000만원 미만인 곳에서부터 큰 도로나 청계천변과 같은 특급 지역의 경우 1억~1억5000만원을 넘는 곳이 흔하다.

특히 이른바 '강북 도심부활 프로젝트'로 불리는 4대문안 도시정비 사업계획이 발표되면서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을지로나 종로 일대는 웬만하면 평당 5000만원이 넘는다.

예스하우스 전영진 대표는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은 저평가 지역을 중심으로 선점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조만간 일반인 투자자들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분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수익성 저하로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