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스 워드도 경기장 찾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치른 26일 서울시청 앞 광장 등 서울 시내 거리 곳곳은 경기 시작 전부터 대형 전광판을 보며 거리 응원을 펼치는 인파로 가득찼다.

월드컵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대표팀이 27일 독일로 떠나기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화끈한' 2대0 승리를 거두자 도심 곳곳은 축제장으로 변해 4년전 한-일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청 앞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은 모두가 하나된 '붉은 악마'가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해 경기가 시작되자 3만여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들며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 시작전부터 모여든 시민들은 남녀노소할 것 없이 꼭지점 댄스에 몸을 실었고 뒤이어 펼쳐진 풍물패와 인기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날 오후 어머니 김영희(59)씨와 부인, 아들 등 가족과 함께 다시 모국을 찾은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0ㆍ피츠버그 스틸러스)도 시청 앞 광장을 찾아 응원전에 동참했다.

워드는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빨간 두건을 쓰고 `우리는 대한민국입니다'라고 쓰인 빨간 티셔츠를 입은 채 가족들과 함께 열띤 응원을 벌이며 우리나라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워드는 또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찾아 시축한 뒤 '붉은악마' 티셔츠에 붉은색 두건을 쓰고 본부석 앞 관중석에 자리잡아 `붉은 악마'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며 12번째 태극전사가 됐다.

상암경기장 주변은 이날 오전부터 모여든 시민들로 열기를 띠기 시작해 오후 7시께는 포털사이트 다음이 경기장 남측 공원에서 1만여명 이상이 참여한 꼭짓점 댄스 응원으로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는 행사를 벌이며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또 경기 시작후에는 미처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 시민 2천여명이 경기장 밖에 마련된 대형 TV를 통해 응원하며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아쉬웠던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들어 5분만에 설기현이 첫 골을 넣고 인저리 타임때 조재진의 두번째 골이 터지자 서울광장에 모여든 3만여명의 시민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광하는 등 응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아들과 함께 서울광장에 거리응원을 나온 이기숙(54.여)씨는 "세네갈전에서 마지막에 동점골을 내줘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2대0으로 이겨 호쾌하다"며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에 가서도 이만큼의 선전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는 경기장 입장권의 매진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현장 구입을 위해 이날 오전부터 경기장을 찾은 시민 500여명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져 이날 축제 분위기중 `옥의 티'로 남았다.

경찰과 소방대는 이날 시청 앞 서울 광장에만 각각 차량 3대와 소방관 30여명, 2개 중대를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조성미 장하나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