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5일 이라크에서 "실패와 실수(setbacks and missteps)"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회담한뒤 기자회견에서 "사담 후세인을 권좌에서 축출하는 결정은 논란거리였으며, 우리 모두가 거기 있을 것으로 믿었던 대량살상무기를 찾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모든게 우리가 바라는 방식으로 전개되지는 않았다"며 "이로 인해 이라크에서의 희생이 가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시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실책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학대 사건을 꼽은뒤 "우리는 그에 대해서 오랜 기간 대가를 치러왔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저항세력들과 관련한 언어 표현에도 문제가 있었으며, 이후 `좀더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블레어 총리는 같은 질문에 "우리가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전혀 문제가 아닐 것으로 예상했던 도전들이 나타났다"고 답변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어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 이후 연합군이, 이라크 정계의 `탈(脫)바트당화' 추진 방식을 큰 실책의 구체적인 사례로 꼽았다.

바트당은 후세인 치하의 집권정당이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 같은 `실패와 실수들'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일을 했고, 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며 이라크 정부가 치안을 확보할 때까지 미군을 주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상황에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미군의 감축은 현지 지휘관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란 핵문제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진다고 생각하는 건 엄청나게 위험하다"며 "우리는 모든 대안을 검토하겠지만 이제 선택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블레어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란 핵문제를 장시간 논의했다면서 이란이 핵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향상된'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보낸 서한을 읽어봤으나 현안인 핵무기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내년 중반께 물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블레어 총리의 어떤 점을 가장 그리워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내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총리로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블레어 총리의 빨간색 타이가 그리울 것"이라며 "그는 굳은 의지와 비전,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이에 대해 "아마도 아무 것도 더 이야기 하지 않는게 현명할 것"이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부시 대통령은 존 스노 재무장관의 사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스노 장관이 사임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며 "그가 일을 잘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