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OPEC가입 지지 등 세력확대 주목

중남미 자원 민족주의의 선두주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자원의 국가통제를 역내 다른 국가로 확산하는 동시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에서 자국의 입지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베네수엘라가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제1의 원유보유국으로 부상 한 가운데 세계 고유가를 등에 업은 '오일 머니'를 무기로 차베스가 중남미는 물론 '세계 석유자원 맹주'를 꿈꾸고 있다는 분석과 맞물려 주목된다.

차베스 대통령은 24일 수도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근국 에콰도르가 OPEC에 다시 가입하기로 결정한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고, 에콰도르의 원유 일부를 낮은 비용으로 베네수엘라에서 정유 처리해줄 것이라고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사(PDVSA)가 에콰도르로부터 원유를 수송해와 이를 베네수엘라 공장에서 정유, 에콰도르측이 정유된 생산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할 경우 유가와 정유되는 원유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에콰도르는 배럴당 15-20달러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차베스는 덧붙였다.

차베스는 에콰도르산 원유의 정유처리에 자국의 정유공장을 이용하는 비용만 받겠다는 입장이다.

차베스의 이 같은 움직임은 OPEC 카라카스 특별회의 개최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에콰도르 정부가 미국 제4위 석유기업 옥시덴탈의 에콰도르 자회사 인수 작업을 완료한 데 이어 나왔다.

이날 이반 로드리게스 에콰도르 에너지 장관은 지난주 베네수엘라 방문에서 PDVSA측과 자국산 원유를 베네수엘라에서 정유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간 차베스 대통령은 세계 석유공급량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OPEC의 세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세계 제5대 원유수출국인 베네수엘라는 OPEC 창설 멤버로 현재 미국으로 원유를 수출하는 주요 국가들 중 하나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강 벨트에 매장된 중질유는 무려 1조3천억배럴에 달하고 올들어 국제에너지기구(IEA)로부터 세계 1위 원유보유국으로 인정받았다.

더욱이 3천770억배럴만 인정받고도 1위로 올라섰고 오리노코강 중질유의 상업성은 배럴당 20달러선이면 충분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고유가를 고려하면 베네수엘라의 '석유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차베스 대통령이 향후 세계유가에 대해 이른바 '배럴당 50달러-무한대'론을 제기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유가가 더 이상 내려가지도 않을 것이지만 배럴당 50달러의 하한선을 재차 강조했다.

나아가 차베스는 내달 초 OPEC 회의에서 감산 결정을 적극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남미 제5위 산유국인 에콰도르는 1982년 OPEC에서 탈퇴했으며 석유 매장량은 51억배럴을 기록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