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경제부처 경제 관료들의 집값 버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의 집값은 모두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민은행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송파·서초·양천(목동),경기 분당·평촌·용인 등 '버블 세븐' 지역의 5월 아파트 값은 정부의 '구두 개입'이 있기 전인 지난 4월 말에 비해 최저 1.10%(분당)에서 최고 3.07%(평촌) 올라 여전히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분당을 제외하면 모두 전국 평균치(1.12%)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청와대 특별기획팀,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김석동 재경부 차관보 등이 '집값 꼭지점론'과 '버블 붕괴론' 등을 잇따라 제기했던 지난 12~17일 사이에도 매도 문의가 늘기는 했지만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강남(0.26%) 서초(0.38%) 양천(0.60%) 평촌(0.46%)은 전주에 비해 상승폭이 다소 줄었으나 송파(0.33%) 분당(0.33%) 용인(0.53%)은 오름폭이 오히려 커졌다.

이에 앞서 청와대 정문수 경제보좌관이 "부동산 거품을 걱정할 때가 됐다"고 발언했던 지난 4일이후의 한 주간 집값도 영향이 별로 없었다.

강남(0.41%) 서초(0.53%) 송파(0.27%) 양천(0.67%) 분당(0.27%) 용인(0.35%)은 상승폭이 전주보다 소폭 줄었지만 평촌은 1.06%나 올랐다.

정부가 공식 통계 자료로 삼고 있는 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조사기간 5월15~16일)'에서는 상승폭이 더 컸다.

서울 강남 지역(강남 4구를 포함한 한강 이남 11개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0.5%로 전주(0.3%)보다 상승폭이 컸다.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도 0.4% 올라 3·30대책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울과 수도권 평균 상승률은 각각 0.5%와 0.4%에 달했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차장은 "정부의 강력한 경고로 매도 시점을 조율하려는 매도자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지만 관망세가 주류여서 가격 조정은 눈에 띄는 정도가 아니며 실제 매물량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임영록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최근 부동산 가격 버블(거품)은 전국적 현상이라기보다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라며 "이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규제해 왔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이 금융회사 리스크 관리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병석·김태철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