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매물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임대수요를 훨씬 웃도는 공급과잉으로 분양가 밑으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갈수록 쌓이는 추세다.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처분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오피스텔이 이처럼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은 최근 3~4년 동안 수요에 관계없이 경쟁적으로 무차별 공급이 이뤄진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신규 임대수요 증가가 미미한 것도 한몫했다.

또 정부가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간주해 과세하겠다는 의지를 거급 표명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18일 "공급과잉과 경기침체에 정부 규제까지 겹치면서 오피스텔의 투자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양가보다 싼 매물 수두룩

실제 서울 도심과 일산 등 수도권의 신규 오피스텔 밀집지역에서는 분양가보다 싸게 나오는 매물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 K오피스텔 20평형(복층형)의 경우 한때 웃돈이 1000만원까지 붙었지만 지금은 분양가(1억5000만원)를 밑도는 매물이 인근 중개업소에 쌓여 있다.

단층형은 매도호가가 분양가보다 600만원 이상 낮게 책정됐다.

오피스텔 밀집지역인 일산 백석동·장항동 일대는 사정이 더 심하다.

매물 대부분이 분양가를 밑돌 뿐 아니라 매수세가 없어 거래 자체가 거의 끊긴 상태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B오피스텔 21평형은 분양가보다 2000만원 낮은 가격으로 매물이 나와 있다.

방 2개짜리인 36평형도 분양가보다 1000만~1500만원이 싸다.

백석동 H공인 관계자는 "임대 수요가 부족해 세입자를 채우지 못한 새 오피스텔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서울은 매달 200여실 경매 부쳐져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한 오피스텔 매물이 경매에 부쳐지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지역에서 경매로 부쳐진 오피스텔이 한 달 평균 200건을 넘고 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면 두 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지난 1월 69.4%,2월 83.1%,3월 80.4%,4월 66.8%로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이영진 디지털태인 부장은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나 재개발주택 위주로 낙찰이 이뤄지기 때문에 오피스텔은 소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