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환율의 급등 여파로 시중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3년 만기 국고채는 연 4.81%로 전날보다 0.05%포인트 올랐고,5년물과 10년물 국고채는 0.06% 포인트 급등한 4.98%와 5.23%로 각각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원화환율 반등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통위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원유가격이 추가로 상승한다든가,원화 가치가 더 급속하게 하락한다든가 하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한국은행이 과거 몇 개월 동안 취해왔던 통화정책의 기본 방향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원화환율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6월 중 콜금리 인상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지난 주말 역전됐던 한국의 장기금리는 다시 미국보다 다소 높아졌다.

10년물 국고채를 비교할 경우 한국은 연 5.23%,미국은 5.19%(지난 12일 기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12일 미국의 10년물 국채보다 한국의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낮아진 것은 최근 2년여 만에 처음 나타난 일"이라며 자본유출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승환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양국 간 장기금리가 역전될 경우 자본 유출 가능성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국내 채권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의 정책금리인 콜금리는 연 4%인 반면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연 5%로 미국이 1%포인트 높다.

글로벌 약달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한국의 시중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작지만,원화환율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시중자금이 본격적으로 해외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국고채 금리가 다소 오르더라도 한·미 간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의 부담을 완전히 씻어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