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두바이지사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자헬 후세인씨는 최근 아내와 두 아이들을 고향 인도로 돌려보냈다.

거처도 네 명이 한 방을 쓰는 하숙집으로 옮겼다.

"아이들이 다니던 인도인 학교의 학비가 2년 새 두 배나 올라 1인당 한해 7000달러가 들어갑니다.

월세도 너무 비싸져서 생활비를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후세인씨가 받는 연봉은 1만2000달러.아이 둘 교육비만 대기에도 부족하다.

두바이 정부는 등록금을 3년간 20%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사립인 두바이에선 유명무실한 규제일 뿐이다.

후세인씨 같은 이주 노동자들에게 두바이의 물가 상승률은 살인적이다.

후세인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주 노동자의 과반수는 한 달에 300달러를 벌기 힘든 공사장 인부들.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고향에 송금할 돈이 나온다.

후세인씨는 "고향 친구들 중 조금이라도 기술이 있는 사람은 유럽과 호주로 떠났다"며 "남아 있는 사람은 대부분 공사장 노동자"라고 말했다.

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GCC 6개국에는 인도,필리핀,파키스탄,방글라데시,이집트 출신의 이주노동자가 1000만명이나 살고 있다.

이들은 중동 경제를 맨 밑에서 떠받치는 힘이다.

총인구가 3000만~4000만명에 불과한 중동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전체 노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특히 두바이 개발이 한창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90%에 달한다.

이들은 2002년 통계로 800억달러(75조원)를 집으로 송금했다.

이주 노동자는 중동 개발의 가장 어두운 단면이다.

개발과 함께 이주 노동자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불공정한 처우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저 임금제나 노조 같은 노동자 보호 장치가 없고 고용주가 계약이 끝날 때까지 여권을 압수하는 제도가 있어 인권 단체로부터 공격 표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