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내에서 올 가을 중간선거에서 전략적 패배를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가 추락하고 공화당이 내분에 시달리고 있는 올해가 의회의 지배권을 탈환하기 위한 적기지만 2008년 대선 등을 생각할 때 어설픈 승리보다는 전략적 패배가 정치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상원 6석, 하원 15석을 추가하면 상하원 모두를 지배할 수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상하원을 장악하는데 그친다면 실질적인 권한 없이 책임만 떠안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중간선거보다 더욱 정치적으로 중요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이 그동안 벌여놓은 일을 자신들이 마무리하도록 해야지 민주당이 뒤처리를 떠맡은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일부 민주당 인사들의 생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를 지낸 토니 쿠에일유는 상원에서 3석 내지 4석, 하원에서 11석에서 12석 정도만 차지하는 것이 비록 의회를 장악하지는 못하더라도 실리를 극대화하는 길이라면서 공화당이 만들어 놓은 일은 공화당이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에일유는 무역적자와 각종 스캔들 등 의회가 앞으로 해결해야할 일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면서 중간선거에서 전략적 패배를 선택함으로써 이 모든 책임을 공화당이 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의회를 장악한다 해도 민주당이 책임소재를 밝히기 위해 부시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조사를 추진한다면 정치적 보복 논란에 휩싸일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 뻔해 정치적으로 득 볼 것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러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유력인사들은 전략적 패배 구상을 일종의 정치적 기회주의로 규정하면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길 가능성이 있다면 이기기 위해 노력해 승리하는 것이 미국을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