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업체들이 설 땅을 잃고 있다.

토지거래가 거의 끊겨 시장이 장기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데다 최근 '대부'격인 삼흥그룹 김현재 회장까지 구속돼 "이제 잔치는 끝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로 전화영업으로 땅을 파는 기획부동산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권에서 200여개 업체가 성황을 누렸으나,최근 들어 속속 문을 닫아 현재 50~60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기획부동산 업체들도 직원 수를 대폭 줄인 상태다.

기획부동산인 A사 관계자는 "특별히 위법행위를 해서가 아니라 주변 상황이 워낙 어수선해 최근 사무실을 옮긴 데 이어 100명이 넘던 직원 수도 10명 안팎으로 줄였다"고 하소연했다.

기획부동산들이 이처럼 사실상 '초토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토지시장에 대한 강력한 정부 규제 때문이다.

올해부터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가 도입된 데다 세금부담도 크게 높아지면서 토지거래가 급감,이들의 일감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다 '기획부동산 사관학교'로 통하던 삼흥그룹의 김 회장마저 구속되자 극도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문을 닫는 기획부동산들이 속출하자 그동안 땅 매입을 권유하던 텔레마케터 중 상당수는 P사 등 통신업체로 대거 옮겨갔다는 후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