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8번째 남자 무대 도전인 한국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 첫날 언더파 스코어를 내며 컷 통과 가능성에 푸른 신호등을 켰다.

위성미는 4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파72.7천11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로 선전했다.

오후 1시 현재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위성미는 2003년 박세리(29.CJ)가 SBS최강전에서 컷을 통과한 뒤 한국프로골프 사상 두번째로 컷을 통과하는 여자선수가 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위성미가 남자 프로 대회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
오전 6시59분 일찌감치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위성미는 감기 몸살 기운에 있었지만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긴장감 탓인지 첫 티샷 때는 어드레스를 한번 풀었다가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드라이브샷을 날린 위성미는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기분좋게 물꼬를 텄다.

11번홀부터 14번홀까지는 파행진.
11번홀(파4)에서는 두번째샷이 길게 떨어졌지만 10m가 넘는 긴 퍼트를 홀에 잘 붙였고 12번홀(파3.211야드)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2.5m 파퍼트를 성공시켜 위기를 넘겼다.

13번홀(파4)에서 맞은 3m 버디 기회는 볼이 홀 언저리를 맞고 튕겨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290야드의 장타를 터트린 14번홀(파4)도 두번째샷이 홀과 다소 거리가 있어 파에 그쳤지만 15번홀(파4)에서는 9번 아이언으로 홀 옆 4m에 안착시킨 뒤 버디를 보탰다.

16번홀(파3.197야드)에서 티샷이 그린 왼쪽의 황무지나 다름없는 곳에 떨어져 또 한번 위기가 찾아왔지만 웨지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린 뒤 6m 가량 내리막 파퍼트를 성공시켜 갤러리들의 환호를 받았다.

더 큰 위기는 17번홀(파4)에서 찾아왔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고 두번째샷은 왼쪽으로 감기면서 물에 빠져버렸다.

그렇지만 벌타를 받고 친 4번째샷을 홀 80㎝에 붙여 보기로 막아냈다.

1번홀(파4)과 2번홀(파4)에서는 잇따라 완벽한 버디 찬스를 만들어내 갈채를 받은 위성미는 하지만 컨디션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남은 7개홀을 다소 어렵게 끌고 갔다.

6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진 데 이어 3번째샷마저 짧았고 굴려 친 어프로치샷마저 핀을 2㎝나 지나치면서 1타를 잃었다.

파5홀에서는 반드시 버디를 잡아내야 하는 위성미로서는 기분이 상하는 대목.
남은 3개홀 연속 파세이브로 경기를 끝낸 위성미는 "첫날 성적에 만족한다"면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위성미는 이날 드라이버로 친 티샷 비거리가 270∼280야드에 이르러 동반 플레이어 김대섭(25.SK텔레콤)과 테리 필카다리스(호주)와 엇비슷하면서도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고 그린 공략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퍼팅 역시 3퍼트는 한번도 없었고 중압감이 큰 파퍼트도 실수없이 성공시켜 기량이 뚜렷하게 향상됐음을 보여줬다.

한편 이날 대회장에는 4천여명의 갤러리가 몰려 위성미의 경기를 관전했으며 200명이 넘는 보도진이 몰려 치열한 취재 경쟁을 벌였다.

(인천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