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엔 익숙한데 찬 바람은 영 그러네요"

'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여덟 번째 남자프로대회 컷 통과를 향한 도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3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 하늘코스.

사흘 연습 라운드를 통해 코스를 파악한 위성미는 프로암 대회를 통해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위성미의 첫 티샷은 멀리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불어오는 강한 훅 바람을 의식한 위성미가 드라이버로 친 볼은 예상보다 바람을 덜 탄 탓인지 오른쪽으로 날아가 벙커에 빠졌다.

프로암 파트너인 박삼구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다시 하나 쳐라"고 멀리건을 줬다.

이날 대회가 프로선수의 성적을 뺀 아마추어 동반자 3명의 성적으로만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이런 '특혜'를 받을 수 있었다.

아무런 중압감이 없는 프로암 대회인 덕인지 위성미는 이렇다 할 어려움없이 한홀, 한 홀 공략해나갔다.

핸디캡 5∼6 수준의 아마추어 고수인 박삼구 회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 프로암 파트너들이 레귤러티에서 티샷을 했는데도 대부분 드라이브샷 거리가 더 멀리 나갔다.

또 쇼트게임도 여느 남자 프로 못지 않게 거리감이 뛰어났고 백스핀을 강하게 먹여 빠른 그린에서도 볼을 세우는 등 실력이 늘었음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른 아침인 오전 8시에 티오프하면서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한 데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대자 클럽 선택에 고민을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아이언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하거나 핀을 훌쩍 지나가는 광경이 자주 연출됐다.

원인은 맞바람과 뒷바람에 따라 아이언 번호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12번 홀(파3.211야드)에서는 뒷바람이 불자 5번 아이언을 빼들었다가 캐디와 몇마디 나누더니 4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그린 뒤쪽까지 날아가고 말았다.

위성미의 부친 위병욱씨는 "승부는 클럽 선택에 달린 것 같다"면서 "홀마다 바람 방향이 다르고 바람이 강도가 제각각이라 그때 그때 거리를 맞추는 게 참 어렵다"고 말했다.

바람만 불지 않으면 어렵지 않은 코스지만 항상 바람이 불기 때문에 캐디와 함께 클럽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또 하나 변수는 하와이 출신이라 바람에 익숙하다지만 차가운 날씨는 굉장히 생소하다는 사실.
사실상 더운 날씨에서만 플레이를 해봤다는 위성미는 이날 오전 8시 티오프하면서 추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더구나 컷 통과의 기로가 될 1라운드 티오프 시간은 오전 6시59분. 10℃ 안팎의 쌀쌀한 날씨가 예상돼 위교수는 "방한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했다.

게다가 위성미가 입국 이후 많은 행사에 참가하면서 바쁜 일정을 보낸 탓에 다소 지쳐있고 가벼운 감기 기운까지 보여 컨디션 조절도 급선무로 등장했다.

(인천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