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코치(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무명의 설움을 씻어냈다.

코치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골프장(파72.7천7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8개에 보기 1개를 곁들이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이로써 코치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프레드 펑크(미국)와 찰스 하웰 3세(미국.이상 18언더파 270타)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트로피와 함께 108만달러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1995년에 프로에 데뷔한 코치는 그동안 1부와 2부 투어를 오르내렸고 1999년 소니오픈에서 공동 7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
실력으로 보다는 지난 1월 소니오픈 1,2라운드에서 위성미(17.나이키골프)와 함께 같은 조에 편성돼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것이 전부였다.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뉴올리언스에서 술을 먹다 길을 잃어 경찰의 도움으로 대회장에 도착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던 코치는 컷을 간신히 통과한 뒤 3라운드에서 단독 1위로 치고 올라 우승컵까지 차지하는 화제를 낳았다.

4라운드에서도 전반에만 6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린 코치는 후반 12번홀(파3)과 16번홀(파4)에서도 버디 2개를 보탰지만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역전패 위기에 몰렸다.

18번홀(파4)에서도 3번째 샷을 칠 때까지 벙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코치는 16.7m짜리 칩샷을 홀에 떨어 뜨리며 파로 막아내 우승을 확정지었다.

49세의 노장 펑크도 데일리 베스트인 10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낸 뒤 연습장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코치의 칩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연장 승부의 꿈은 사라져 버렸다.

한편 이번 시즌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필 미켈슨(미국)은 14번홀까지 5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바라보았지만 15번홀(파5)에서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하며 12언더파 276타, 공동 15위로 주저 앉았다.

세계 랭킹 3위 레티프 구센(남아공)도 최종일 5타를 줄였지만 3라운드 3오버파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11언더파 277타, 공동 25위에 머물렀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