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본명 최동욱ㆍ22)의 땀이 무대에 뚝뚝 떨어졌다.

헤어디자이너의 손을 거친 머리카락은 땀에 흠뻑 젖었다.

가슴을 튀기는 브레이크 댄스와 두세 차례의 텀블링, 동양 무술을 연상시키는 유연한 팔동작과 스텝. 연달아 휘몰아친 라이브 무대는 흔들림이 없었다.

15일 오후 6시 일본 도쿄 국립요요기경기장에서 펼쳐진 단독 콘서트 '세븐 콘서트 2006-퍼스트 세븐'에서 세븐은 1만2천여 관객을 사로잡았다.

작년 2월 일본에서 데뷔, 세 장의 싱글과 한 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한 그는 한국 히트곡까지 서비스하며 일본 진출 첫걸음을 총정리했다.

이날 공연의 핵심은 세븐의 공간이동. 공연장 사방엔 네 개의 무대가 설치됐고 이 무대는 객석 전체를 빙 두른 길로 연결됐다.

맨 뒷자리 관객까지 소외되지 않도록 그는 공연 내내 이 길을 달리고 또 내달렸다.

그의 세심한 배려와 마술 같은 연출에 관객은 시종일관 좌석에서 엉덩이를 뗐다.

'퍼즐(Puzzle)'을 부르며 펌업 장치를 통해 무대 위로 튀어올라 등장한 세븐은 '히카리(光)' '지리보시(塵星)' 등을 노래한 후 다음 등장은 반대편 무대를 이용했다.

이후 연결 통로를 따라 옆쪽 무대로 이동해 '세븐스 러브(SE7EN'S LOVE)' '스타일(STYLE)'을 선사했다.

이때 무대가 공중으로 부상하자 2층 팬들은 손에 닿을듯 보이는 세븐의 존재가 믿기지 않는 눈치. "꺅~"소리와 함께 "스고이(대단하다)" "가와이(귀엽다)"를 연발하며 두 손을 앞으로 뻗어 흔들어댔다.

세븐이 미니 오토바이를 타고 공연장을 한바퀴 돌자 관객의 눈빛, 손짓, 파란색ㆍ녹색 7봉은 세븐의 공간이동을 따라 재빨리 방향을 선회했다.

1년 전보다 한층 안정된 세븐의 일본어 실력은 칭찬할 만했다.

시종일관 장난기있는 농담에 객석에서는 곳곳에서 웃음 폭탄이 터졌다.

세븐은 "오늘 여러분에게 음악 선물을 할 겁니다" "끝까지 갈 준비됐나요"라며 흥을 돋웠다.

그가 마련한 또 하나의 선물은 성장기를 관통한 사진. 영상을 통해 공개된 사진 속 세븐은 '어린이 최동욱'부터 '가수 세븐'까지 총망라됐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고 중학교 때부터 YG엔터테인먼트에서 본격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다"며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있어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있어 노래한다"고 말했다.

한국서 발표한 3집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3집 수록곡 '난 알아요'와 '밤새도록'을 부르자 관객은 노래를 따라하며 충성도를 자랑했다.

객석의 "앙코레" 외침에 '크레이지(CRAZY)' '열정' 등 무려 네 곡을 더 달렸다.

"작년 요코하마 단독 콘서트에 이어 공연을 관람했다"는 가토 유키(38) 씨는 "세븐은 귀엽고 한국과 일본에서 발표한 노래 모두 좋다. 파워풀한 춤을 추는 댄스곡은 세련됐고 발라드곡은 목소리가 감미롭다. 오늘 무대를 이동하며 노래해 어떤 자리에서도 그를 잘 볼 수 있었다.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며 소감을 밝혔다.

세븐은 일본 데뷔 14개월 만에 1만석이 넘는 공연장을 진두지휘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과시했다.

그는 16일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레퍼토리를 바꿔 또 한차례 공연을 펼친다.

이날 공연에는 같은 소속사 거미와 렉시가 게스트로 등장한다.

세븐의 또 다른 1년 후가 기다려진다.

(도쿄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