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4번 타자 이승엽(30)을 앞세운 일본프로야구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우승 확률 89%의 고공비행을 거듭 중이다.

요미우리계열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호치'는 12일 인터넷판에서 전날 히로시마전에서 5-0 완승을 거둔 요미우리 소식을 전한 뒤 '요미우리가 23년만에 개막 후 첫 10경기에서 8승(2패)을 올렸다.

과거 8승을 거뒀던 9번 중 8번이나 센트럴리그를 우승했다'며 시즌 출발이 완벽하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타율 0.198로 눌렸던 '거인 킬러' 히로시마 에이스 구로다 히로키를 상대로 7회 타자 일순하는 엄청난 응집력으로 대거 5점을 뽑았다.

지난해 자이언츠 역사상 처음으로 80패(62승)를 당하며 리그 5위로 추락한 요미우리는 올 시즌 명가 재건을 목표로 4월부터 총공세를 펼치기로 작정했고 이런 각오는 개막 후 10경기에서부터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요미우리 초반 강세는 이승엽의 가세에서 출발한다.

엄청난 파워와 정교함으로 무릎 부상 중인 주장 고쿠보 히로키를 대신해 요미우리 역사상 70번째 4번 타자를 꿰찬 이승엽은 11일까지 타율 6위(0.389), 고쿠보와 타점 공동1위(10개), 득점 1위(15개) 등 공격 전부문에서 리그 톱 10에 올라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3경기에서 결승타를 터뜨리며 이승엽은 8승 중 3승을 책임졌다.

홈런포가 나오면 더없이 좋겠지만 안정된 팀 배팅으로 중심타선의 응집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승엽의 플레이는 더욱 돋보인다.

3번 니오카 도모히로-4번 이승엽-5번 다카하시 요시노부-6번 고쿠보 히로키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폭발력에서 다른 팀을 압도한다.

정교한 니오카가 안타로 출루하면 이승엽이 안타 또는 득점타로 뒤를 받치며 찬스를 이어가고 중장거리포인 다카하시와 거포 고쿠보가 쐐기타로 찬스를 해결 짓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고쿠보의 6번행은 도리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타점을 보면 이승엽과 고쿠보가 10개씩, 7번 타순에 포진하는 아베 신노스케와 다카하시가 8개씩을 올렸다.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승엽이 테이블 세터로서 공격의 중요한 이음쇠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번 고사카 마코토, 3번 니오카가 각각 3할대 초반의 출루율로 부진하지만 이승엽이 0.477의 높은 출루율로 찬스를 만들고 후속 타자들이 득점타를 올리는 양상으로 진행 중이다.

이승엽은 중심 타선에 찬스를 만들어 주는 사실상 테이블 세터 구실도 겸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 타율 0.233과 0.268로 동료들에 비해 부진한 고사카와 니오카가 살아난다면 이승엽은 4번 해결사로서 1차적으로 타점을 올리고 후속 중심타자들이 추가점을 올리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은 "요미우리가 한국 선수들의 무덤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나에게도 기회가 적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초반부터 꼭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철저한 팀 플레이로 요미우리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이승엽이 꾸준한 활약으로 팀을 3년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