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38.한화), 오승환(24.삼성), 정대현(28.SK) 등 프로야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구원투수 삼총사의 초반 페이스가 좋다.

정규시즌 2경기를 치른 11일 현재 가장 돋보이는 소방수는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를 거쳐 5년 여 만에 돌아온 구대성.
구대성은 등판 자체에 쏟아지는 관중의 박수갈채를 이틀 연속 세이브로 보답했다.

지난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 3-1로 앞선 8회 1사 2루에서 감독이 쉬라는 데도 굳이 등판을 자원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일에도 5-3으로 앞선 8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부름을 받아 `나는 안 맞는다'는 식의 소문난 강심장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WBC에서 체감구속 110마일짜리 볼을 던진다는 극찬을 받았던 `돌부처' 오승환도 어깨가 일찍 풀린 만큼 잘 던졌다.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6-5로 앞선 8회 1사에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을 무안타로 마무리했다.

특히 브라이언 마이로우, 펠릭스 호세, 이대호로 이어지는 롯데의 묵직한 중심타자들을 모두 뜬공으로 가볍게 요리해 `역시 오승환'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구대성, 오승환과 함께 WBC에서 활약했던 잠수함 투수 정대현도 특유의 '지저분한' 볼끝을 앞세워 순항하고 있다.

조웅천, 정우람 등과 함께 집단 마무리 체제의 한 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대현은 8일과 9일 현대전에서 이틀 연속 마무리로 나와 SK의 연승을 지켰다.

9일 경기에서는 9회초 2사 1루에 등판해 볼 6개로 1타자를 요리한 뒤 시오타니의 9회 말 끝내기 홈런 덕분에 승리투수 영예를 안았다.

시속 130㎞대 중반에 머물던 구속이 140㎞까지 올라왔고 동료조차 "볼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몰라 손도 못 대겠다"고 혀를 내두르고 있는 만큼 활약이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