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수 재개로 6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1400선을 넘어서자 2차 랠리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전 고점인 1426선을 넘어서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더구나 지난해에는 국내 증시가 '나홀로' 급등세를 보인 데 비해 지금은 전 세계 증시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어 상승에 따른 부담도 덜한 편이다. ◆외국인 왜 사나 외국인은 올 들어 1월 말 반짝 순매수를 제외하고 3월 초까지 줄곧 한국 주식을 팔아왔다. 그러나 3월10일부터 매수우위로 돌아서 최근 20일간 3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한상수 동양투신운용 본부장은 "지난해 강세장이 적립식펀드를 기반으로 한 기관 매수세 덕분이었다면 이번 상승장의 주역은 순전히 외국인"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이 이처럼 국내 주식을 다시 사들이고 있는 것은 저평가 매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홍래 한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시아 주변국 증시 급등으로 한국 증시의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점이 외국인 관심을 다시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한국이 9.6배로 일본(19.5배) 인도(14.5배) 중국(12.6배) 대만(11.4배) 등에 비해 낮다. 국내 기업 주가가 수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는 얘기다. 남미와 동유럽 증시에 집중됐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아시아 신흥시장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도 외국인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이건웅 대우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제품가격 하락 악재로 급조정을 받았던 IT(정보기술) 등 주요 블루칩 주가가 바닥권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를 유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주부터 지급이 시작된 12월 결산 법인의 배당금도 외국인 매수자금의 기반이 되고 있다. ◆전고점 돌파할까 전문가들은 최근 11일 연속 쉼 없이 상승한 데 따른 부담감을 지적하면서도 우호적인 수급 상황과 세계 증시 강세를 고려하면 단기 조정을 받더라도 상승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17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1426.21포인트) 돌파도 적극 시도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90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만큼 단기 조정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며 "그러나 견조한 세계 증시를 한국이 뒤쫓아가고 있는 구도인 만큼 1400선 안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리 인상과 소비 위축 가능성 등 연초 제기된 우려가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단기 수급만 갖고 상승 추세로 복귀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증시의 단기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