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백악관 안살림을 잘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미국 인터넷신문 드러지 리포트가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오는 4일 더블데이 출판사가 펴낼 예정인 론 케슬러의 책 `로라 부시(Laura Bush:An Intimate Portrait of the First Lady)'에 실려 있다. 케슬러는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 저널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출신이다. 이 책은 백악관의 협조를 얻어 저술된 로라 여사에 관한 유일한 책이다. 드러지 리포트에 따르면 로라 여사는 2000년 12월 18일 부시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한 대법원 판결 직후 당시 백악관 안주인이었던 힐러리 상원의원과 함께 백악관을 둘러봤다. 로라 여사는 백악관 비서실 간부들이 근무하는 `웨스트 윙'(west wing) 등의 카펫과 가구들이 닳아 해지고 파손돼 있는 것은 물론 빨간색과 파란색, 금색 등 화려한 색상으로 꾸며진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도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는 것. 부시 여사는 "웨스트 윙 장식은 촌스럽고 구식이었다"고 혹평했다. 백악관 동쪽에 자리잡은 퍼스트 레이디 사무실인 `이스트 윙'(east wing) 역시 작은 사무실들로 나눠져 있었으며 전기관이 흉하게 드러나 있었다. 백악관 내 '링컨 침실'도 낡아 보였다고 로라 여사는 말했다. 이 책은 또 로라 여사의 언론관도 소개했다. 로라 여사는 미군이 이슬람의 성전인 코란을 화장실 변기에 집어넣어 흘러보냈다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보도 이후 백악관에 뉴스위크를 두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이 책은 말했다. 당시 뉴스위크의 보도는 이슬람 신도들의 폭동을 촉발시켰다. 로라 여사는 또 한때 남편인 부시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공격을 혐오해 더 이상 언론 인터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 부시 가족과 가까운 한 지인은 "로라 여사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를 읽는 것으로 스스로를 고문한다"며 "그녀는 자신을 `나쁜 엄마'로 그린 텍사스 월간지의 기사를 조용히 처리했지만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