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측근들의 연이은 사퇴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빠지게 됐다. 지난해 집권당의 야당 의원 매수 의혹 폭로로 야권과 언론의 뭇매를 맞으며 한때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룰라 대통령은 올해 들어 국민적 지지를 회복하면서 재선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엔 '룰라노믹스'의 상징적 인물인 안토니오 팔로시 재무장관이 비리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7일 팔로시 장관의 전격 사퇴는 사실상 2002년 대선에서 룰라 정권을 탄생시켰던 핵심 그룹 전체의 몰락을 의미한다. 야당의원 매수 의혹 사건 이후 룰라 대통령의 측근들이 잇따라 사퇴한 데 이어 야당의 정치 공세라며 룰라 대통령이 끝까지 사수 입장을 밝혔던 팔로시 장관까지 결국 사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수 의혹 이후 집권 노동자당(PT)의 최고 실세였던 조제 디르세우 정무장관의 사퇴를 시작으로 실비오 페레이라 사무총장,델루비오 소아레스 재정위원장,조제 제노이노 총재 등 당 지도부가 모두 물러났다. 이어 룰라 대통령의 정책자문 역할을 하던 루이스 구시켄 공보수석보좌관이 떠나고 이번엔 팔로시 장관까지 사퇴함에 따라 2002년 대선에서 함께 뛰었던 '룰라맨' 가운데는 루이스 둘시 국무조정실장만 남게 됐다. 현지 언론은 "집권당 출신 인사들의 '사퇴 도미노' 현상으로 룰라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손발이 묶인 채 고립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