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7시간여 만에 광주 파업투쟁을 마치고 해산하면서 '오락가락' 행보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오전 5시 10분께 화물연대는 "4월 3일 부산에서 파업출정식을 갖겠다"는 전날의 발표를 뒤엎고 광주에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화물차량 600여대를 삼성광주전자와 하남산단 주변에 세워 진출입로를 점거한 뒤 차량 열쇠를 지니고 조선대로 집결했다. 또 비슷한 시각 화물연대 광주지부 간부 2명은 25m 높이 송전탑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면서 광주 하남산단 일대는 교통마비로 인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조선대 측의 강력한 퇴거요청에 학생회관-옛 조대부고 폐건물을 전전하면서도 '삼성과 전면전'을 운운하며 투쟁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화물연대는 오후 4시 30분 논평까지 내고 원청업체인 삼성의 입장변화를 종용했으며 언론 창구 일원화를 위해 28일부터 매일 오후 2시 브리핑까지 약속했다. 이 때도 화물연대는 삼성광주전자와 화물 근로자간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절대 광주를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조선대에 머물던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11시께부터 삼상오오 외곽으로 이동하기 시작, 고속도로를 통해 광주를 떠났다. 화물연대의 자진해산 결정에는 광주 이외 지역 조합원들의 저조한 참여, 지역 여론의 냉대, 조선대의 퇴거요청과 경찰의 공권력 투입 움직임 등으로 인한 결속력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하루만에 이뤄진 화물연대의 비상총회와 파업연기 발표, 새벽 기습시위, 조선대 농성, 전격 자신해산 등이 화물연대 파업를 널리 알리면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각본에 따라 치밀하게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화물연대는 일단 해산한 뒤 재집결, 파업투쟁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처럼 오락가락한 행보와 파업연기 약속을 저버리고 불법 도로봉쇄를 강행한데 따른 여론의 부담으로 인해 투쟁 영향력 약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화물연대 지도부로부터 전격해산에 관한 정확한 배경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다만 광주를 떠난 조합원들을 비롯한 전 조합원들이 서울에서 재집결할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