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월드컵 방송의 승자는 누가 될까. 2006 독일 월드컵 개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월드컵 광고시장'을 둘러싼 KBS, MBC, SBS 등 방송 3사의 월드컵 대전(大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방송사 입장에서 보면 최고의 '킬러 콘텐츠'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특히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린 월드컵은 방송사 입장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당시 방송 3사의 광고 수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것만 봐도 그 같은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올해는 2002년과 달리 대부분의 경기가 한국 입장에서 보면 심야시간대에 열려 2002년만큼의 광고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한국팀이 의외의 선전을 할 경우 2002년에 버금가는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방송 3사는 올해 월드컵 방송 승패의 열쇠가 될 명해설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MBC가 '차범근 카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스포츠 중계 시청률을 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어떤 해설가를 영입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KBS는 2002년과 마찬가지로 운동생리학 박사 출신인 이용수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독특한 '샤우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준희 해설위원을 월드컵 해설가로 기용할 방침이다. KBS는 한국전 해설을 전담하게 될 이 전 기술위원장의 차분하고 분석적인 해설이 KBS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보고 있다. MBC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김주성과 영국 리버풀대 축구산업학 석사 출신인 신세대 해설가 서형욱 체제로 해설진을 구성했다. MBC는 올해도 2002년 시청률 승리의 견인차가 됐던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의 영입을 추진중이나 '자유의 몸'이었던 2002년과 달리 프로축구팀 감독을 맡고 있어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BS는 '만담형 해설가'로 유명한 기존의 신문선 해설위원과 함께 2002년 월드컵에서 대표팀 맏형으로 활약했던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와 신세대 해설가 박문성씨를 해설가로 영입했다. 이들 3명은 한국전을 포함한 주요 경기의 해설을 번갈아가며 맡을 예정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월드컵 방송의 시청률을 좌우하는 요소가 여러가지 있을 수 있겠지만 경기의 맥을 정확하게 짚어주면서 시청자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명 해설가를 영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방송 3사의 색깔이 확연히 달라 비교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