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개포동 중개업소 또 집단휴업…재건축 급등에 해약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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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인근 28개 중개업소는 최근 자체 회의를 갖고 22일부터 29일까지 1주일 동안 중개업소 문을 닫기로 결의했다.
인근의 개포 주공 2·3·4단지를 거래하는 중개업소들도 조만간 전체 회의를 열어 집단휴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개포 1단지 인근 미래21공인 관계자는 21일 "최근 들어 별 이유도 없이 아파트 값이 2억∼3억원씩 폭등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냉각 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개업소 문을 닫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 값이 단기 급등하자 계약금(6000만∼7000만원)의 두 배를 물어주고 해약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매매를 중개한 업소들은 손해 본 매도자로부터 항의를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중개업소측은 집값 안정과 해약 사태에 따른 혼란을 피하기 위해 집단 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국세청 세무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개포동 일대 아파트는 용적률 규제(저층 177%)로 재건축이 단기적으로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0억원을 밑돌던 개포주공 1단지 17평형은 13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연초 9억원대이던 개포주공 5단지 34평형은 11억원대에도 매물이 없다.
인근 에이스공인 관계자는 "자고 나면 수천만원씩 오르고 있으며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중개업소들도 현재의 가격 폭등을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중순에도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소속 4만8000여 중개업소들은 정부가 중개업자를 아파트 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한 데 항의해 1주일 동안 집단 휴업을 한 적이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