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개발한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본방송이 독일 수도인 베를린과 뮌헨 쾰른 슈투트가르트 등 8개 대도시에서 오는 5월 시작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공동 개발한 지상파DMB가 해외에서 상용화되기는 독일이 처음이다. 정보통신부는 20일 독일이 월드컵 개막 한 달 전인 5월부터 지상파DMB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방송을 베를린을 비롯한 8개 대도시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독일은 서비스 지역을 연말까지 12개 도시로 늘리고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독일의 지상파DMB 채널은 공영방송인 ZDF를 포함한 TV 채널 4개와 오디오 채널 2개 등 총 6개이다. 서비스는 1000만명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3위 이통사인 데비텔이 담당하며 전파 송출은 T-시스템즈가 맡게 된다. 한국에서는 지상파DMB 서비스를 방송사들이 주도하지만 독일에서는 투자 여력이 큰 이통사가 담당한다. 독일이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지상파DMB를 상용화함에 따라 한국은 유럽에서 경쟁기술인 핀란드 노키아 주도의 DVB-H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정통부 관계자는 "지상파DMB가 유럽에서 DVB-H에 앞서 상용화되면 앞으로 모바일TV 규격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면서 "독일의 지상파DMB는 실험방송을 하고 있거나 본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모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VB-H는 한국의 지상파DMB와 유사한 모바일방송 기술이지만 주파수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지상파DMB는 유럽에서 사용하는 1.4㎓ 대역이나 라디오 주파수를 조금만 변경하면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DVB-H의 경우엔 새로운 주파수대역을 설정해야 한다. 독일이 지상파DMB를 상용화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DMB폰을 공급하는 등 관련 제품 수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는 최근 데비텔과 DMB폰 공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은 5월부터,LG는 올 여름부터 DMB폰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상파DMB는 독일 이동통신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데비텔은 지상파DMB를 무료로 서비스함으로써 경쟁사인 보다폰과 T-모바일의 가입자를 끌어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