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국제자유도시로 대학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1월26일 연세대학교와 인천시가 55만평 규모의 연세대 송도 캠퍼스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송도에 진출하려는 다른 대학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앙대 고려대 서강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의 관계자들은 지난달부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잇따라 방문하고 송도 국제도시를 현장 답사하는 등 송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대학들이 진출을 희망하는 지역은 송도 5·7공구.내년 말까지 매립이 끝나 빠른 시일 내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인천 지하철 2개 역이 들어서는 데다 인천대교가 완공되면 영종도국제공항까지 15분 내에 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국내 대학들의 송도 진출은 연세대와 같은 제2,제3의 종합캠퍼스라기보다 각자 특성화한 분야를 앞세워 연구개발(R&D)센터나 산·학협력연구단지를 구축하는 쪽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공연 영상 중심의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중앙대는 연세대 부지 옆 약 35만평을 1·2단계에 걸쳐 '국제문화예술 종합단지'로 개발한다는 내용의 사업 제안서를 이미 제출한 상태다. 이르면 이번달 안에 인천시와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CT(문화기술)와 IT(정보기술)가 결합한 형태로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연구단지와 교육동,촬영세트,생활단지(주거 포함),한류파크 등이 들어선다. 고려대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9일 인천시 부시장이 고려대 교무회의에 참석,고려대의 송도 프로젝트와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를 협의했다. 고려대는 이곳에 약 20만평 규모의 '생명기술(BT)과학단지' 개발을 희망하고 있다. 자연·이공계 연구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미 미국 바텔연구소와 정보통신연구기관인 벨연구소를 유치하는 등 기업 연구개발(R&D)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송도 BT단지에도 이런 산·학 협력 연구시설을 집적시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연세대와 같은 제3의 캠퍼스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강대와 KAIST 총장 등도 연구센터를 제안하는 등 송도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 규모와 개발계획 등에 따라 '제2의 연세대'가 어느 학교가 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고위 관계자는 "대학들에 제공할 땅은 현재 매립 중인 5·7공구 192만평 중 공공용지를 제외한 100여만평에 불과하다"며 "이 중 연세대 부지를 제외하면 실제 나머지 대학들에 줄 땅은 50여만평이 전부"라고 밝혔다. 문혜정·김인완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