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나잇 앤 굿럭(Good night and Good luck). 이 인사말은 미국 CBS 방송사에서 뉴스 앵커로 명성을 날린 에드워드 머로가 자신이 진행한 뉴스 다큐멘터리쇼 'SEE IT NOW'를 진행하며 시청자(혹은 청취자)에게 늘 클로징 아나운스먼트로 한 말이다.


에드워드 머로는 미국 언론인으로서 존경받는 인물. 정치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를 던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그의 행적 중 특히 매카시 열풍에 정면으로 맞섰던 과정과 의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매카시 열풍은 냉전이 정점에 달했던 1950년대 초반 미국을 레드 콤플렉스로 몰고간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의 적대적인 공산주의 정책에서 비롯됐다.


누구도 이 사상에 반기를 들 수 없던 당시의 미국 분위기에서 머로는 과감하게 '자유'를 외쳤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의 감독작으로 화제가 됐다.


각본 역시 그가 썼다.


'컨페션'으로 감독 신고식을 치른 조지 클루니는 이 영화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미 2005년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최우수각본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05년 전미 비평가협회 선정 '올해의 영화'로 꼽혔으며 3월6일(한국시간) 치러질 2006 아카데미 시상식의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배우로서 조지 클루니는 맷 데이먼과 공연한 영화 '시리아나'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라 있어 작년과 올해 영광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머로의 동지인 프로듀서 프레드로 출연했다.


1950년대 초반을 느끼게 하듯 '굿나잇 앤 굿럭'은 흑백 화면으로 채워져 있다.


간간이 흐르는 재즈 선율이 더욱 옛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1958년 올해의 방송인으로 뽑힌 머로의 수상 소감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연좌제에 걸려 강제 퇴역당한 한 사병을 다룬 단신을 본 머로와 프로듀서 프레드는 매카시 상원의원을 향해 보도의 칼날을 겨눈다.


사장을 비롯해 방송사 내부에서도 이 같은 보도에 불안함을 느끼고, 우익 언론으로부터 공격받지만 머로와 프레드 팀은 의연하게 맞선다.


매카시 의원은 직접 등장하지 않은 채 실제 보도 필름을 통해 그의 사상을 만날 수 있도록 배치했다.


사이사이 배치된 머로의 수상 소감과 뉴스 프로그램 아나운스먼트를 통해 여전히 언론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문구들이 소개된다.


"진정한 힘은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TV는 우리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계몽하고 영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우리가 그런 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는 한 TV는 바보상자에 불과할 뿐입니다" 등등.

결국 CBS 'SEE IT NOW' 팀은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매카시 의원에 대한 상원의 청문회 등을 이끌어내 승리한다.


그러나 정치 권력에 맞섰던 그들조차도 광고 효과 대비 제작비 문제로 인해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시청률과 제작비로 인한 프로그램의 존폐는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머로 역을 맡은 데이비드 스트라던의 호연은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담배를 피는 모습이나 머로의 이미지를 차용한 TV 담배 광고 등이 그 당시의 한 단면을 보여줘 가벼운 웃음을 짓게 한다.


16일 개봉. 상영시간 100분.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