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운용을 책임진 재정경제부 고위 관리들이 저마다 다른 색깔의 재태크를 구사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현황에 따르면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은행예금에 돈을 예치해두는 '소극적' 재테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총리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모두 11억7천만원을 은행에 예치해놓고 있다. 1년전에도 비슷한 금액을 은행에 맡겨두고 있었다. 은행예금 이외 다른 재산은 서울 신문로2가에 있는 10억7천만원 상당의 단독주택, 1억7천만원 상당의 서울 장교동 2∼3평짜리 대지 5개 필지, 그리고 평가액 3천만원인 인천 소재 임야 1천500평 등이 전부다. 그러나 모두 배우자 명의로 돼 있는 토지는 장인이 자녀들에게 물려준 상속 재산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 부총리는 여유자금 전액을 은행에 예치하는 정도의 재테크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달리 박병원 차관은 채권 투자를 재태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 차관은 약 3억원 남짓한 여유자금을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국공채와 회사채 직접투자와 채권펀드 가입 등을 통해 운용하고 있다. 이외 다른 금융재산은 7억원 정도를 예치한 은행예금이 전부다. 땅은 한 평도 없다. 박 차관은 "사무관 시절부터 채권에 직접 투자해왔는데 요즘은 유행하는 채권형펀드에도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경부는 개인들도 소액으로 국채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채권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는데 박 차관은 '개인들이 채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미흡하다'는 자신의 경험을 정책을 마련한 실무진에게 전달했다고 귀띔했다. 이에 비해 권태신 2차관은 우량주인 삼성전자를 20년 넘게 보유해오다 최근 팔아 많은 수익을 올렸다. 권 차관의 부인은 지난해 11월 공직자 주식백지신탁제 시행에 앞서 삼성전자 주식 175주를 팔아 4천961만원을 현금화했다. 이 주식을 매입한 시기는 1984년. 권 차관은 "22년여 전부터 보유해온 주식이다 보니까 정확히 차익이 얼마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주식백지신탁제를 시행한다고 하니 팔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