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최근 금융당국 등에 대해 상당히 저자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 매각을 앞두고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일 뿐, 모든 문제를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사장 등 일부 개인 책임으로 떠넘기려는 책임 회피적 자세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상당한 차익을 올리게 해준 한국시장에서 장기 투자를 위해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론스타는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자회사인 론스타코리아와 허드슨코리아에 대해 자산유동화법(ABS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을 문제삼아 제재를 가하자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업무개선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세청의 탈세부분 세금부과에 대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며 연말까지 저항하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론스타는 칼라일 등 다른 펀드와 달리 상당한 이의를 제기했으나, 12월 중순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급작스럽게 국세청을 방문해 세무조사에 대한 비협조를 사과하고 세금을 완납키로 하는 등 몸을 낮췄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해 자세를 바꾼 것으로 풀이했다. 외환은행 매각 차익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징금 1천400억원에 매달리다 매각이 늦어지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론스타는 지난 6일에도 `외환은행 매각에 관한 론스타의 입장`이라는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지금 접촉중인 잠재 인수자들은 소수의 견실한 국내외 금융기관들이다. 외환은행과 같은 높은 가치를 가진 기업의 매각 작업에는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항간에 제기되던 펀드 매각설과 조기 매각설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정치권 등의 매각 연기 요구에도 불구하고 론스타가 내달말쯤 외환은행 매각 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최근 행동은 최대한 이른 시일내 외환은행 매각을 끝내기 위해 몸을 낮추는 척 하는 것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조기 매각을 위해 탈세에 이어 외국환 거래법 위반 문제까지 미국으로 출국해 국내에 없는 스티븐 리 전 한국대표 등 개인 책음으로 떠넘기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론스타는 지난 24일 금감원 발표에 대한 입장 발표때 "회사가 개인의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으나, "외환거래법 위반과 재산국외도피 혐의는 관련 대상자 개인에 관한 문제"라고 한정하며 스티븐 리 전 대표 책임으로 미루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스티븐 리 한국 대표가 본사 승인없이 전 임원이 세운 해외법인에 6차례씩이나 유동화전문회사(SPC) 자금을 반출할 수 있었는 지 의문스럽다"며 "지난해 탈세 문제가 불거지기 전 의도적으로 스티븐 리를 도미시킨 뒤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난해 한국리스여신과 새한미디어, 청구 등 인수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는 데 국민적 반감이 큰 영향을 끼쳤던 점을 감안해 한국내 재투자를 위해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