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이달 말로 6개월을 맞지만 강남 집값은 오히려 올라 8.31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심지어 정부 규제가 집중되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악재에는 소폭 떨어지지만,조금이라도 호재가 되는 뉴스에는 크게 오르는 추세를 반복하면서 8.31 이전 가격을 회복했다.


2주택자 양도세 중과.보유세 강화 등에 대한 대응으로 '투자가치가 높은 중대형 아파트 한 채 갖기'가 두드러지면서 강남 집값이 더 올라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강남 일반아파트 '풍선효과'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로 인해 강남권 일반 아파트 가격이 이른바 '풍선효과'를 타고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65평형은 거래는 없지만 호가가 33억원으로 8.31 대책 이전인 지난해 7월의 28억5000만원을 크게 웃돌아 평당 5000만원대로 올라섰다.


삼성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이파크 60평형대는 평당 5500만원 이상에도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말에는 평당 5900만원에 팔아달라는 매물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파크 55평형은 지난해 초 평당 3700만원 선이었으나 꾸준히 올라 지난 1월에 평당 4400만원을 넘는 24억60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69평형도 지난해 6월 22억원에서 8월에는 18억5000만원으로 떨어졌지만 현재는 25억원으로 다시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도 반등


강남 재건축 집값도 상승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44% 급등했다. 서울시가 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을 210%로 묶기로 하는 등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은 데 대한 여파로 그 전주에는 하락세(-0.07%)를 보였지만 1주 만에 다시 반등했다. 2주 전에 0.22% 떨어졌던 송파구도 지난주에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강남구 개포동 경기공인 신연심 실장은 "개포주공 4단지 13평형 가격은 5억5000만원에서 5억7000만원으로,15평형은 7억8000만원에서 8억원으로 올랐다"면서 "이제 웬만한 규제정책에는 내성이 생겼는지 악재가 나와도 가격이 조금 조정을 받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가곤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3주 동안 가격이 떨어졌던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에도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어 하락폭이 2주 전 -0.18%에서 지난주에는 -0.12%로 둔화됐다. 강동구 고덕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개발이익부담금.용적률 문제와 평균층수 16층 제한 등 악재가 많아 1월에 비해 가격이 3000만원가량 떨어졌다"면서 "그래도 저가 매물이 나오면 바로바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강남 수요 투기 아니다' 주장


일선 중개업소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기세력이 강남 집값을 올리고 있다"고 접근하는 자세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삼성 어드바이저 이형 차장은 "2주택을 가질 수 없게 된 데다 강남권에 집을 장만하겠다는 실수요자들이 더 늘어난 반면,양도세 중과.재건축아파트 개발이익부담금 부과 등으로 인해 공급이 줄었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것"이라며 "정부가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동의 I공인 관계자는 "수십억원을 주더라도 생활환경이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수요자들이 있기 때문에 강남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투기세력이 움직이고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