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택을 TV·냉장고처럼 해외에 적극 수출할 방침입니다. 이를 통해 해외 주택사업 비중을 향후 2~3년 내에 50%까지 끌어올려 해외에서 '1등 브랜드'가 되는 기반을 닦을 생각입니다."


전상표 ㈜현진 회장(62)은 "이젠 국내 주택업체들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할 때가 됐다"면서 "현진이 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전 회장은 "지난해 3분의 1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면서 "올 1~2월에도 일본 남미 미국 동남아시아 등을 방문하며 해외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내년 6월께 증권시장에 상장,경영투명성을 높이면서 추가 자금을 확보해 토목업체 등을 인수 합병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사업 비중이 50%면 너무 높지 않나.


"국내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대응이기도 하지만,근본적으로는 국내 주택개발 수준이 해외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 현진에버빌만 해도 국내에서 고급 브랜드로 자리잡은 만큼 외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브랜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들도 한 달 출장비가 1억5000만원에 달할 만큼 열심히 뛰고 있다.


직원들이 '여행사를 차려도 되겠다'고 할 정도다.


나도 해외출장을 나가면 새벽 6시부터 현장을 돌아보기 때문에 가이드가 혀를 내두르곤 한다."



-어느 지역에 진출하나.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 2200가구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선 드문 최신형 설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 베트남 호찌민·하노이 등에 1000여가구,카자흐스탄 알마티·아스타나 등에 1000여가구의 고급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이 밖에 미국 LA에서 2~3개 개발사업을 검토하고 있고,일본에서도 2~3건의 골프장 등 리조트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중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에선 서민주택을 무상 기증해 한국을 많이 알릴 생각이다."



-상장 계획은.


"현진은 은행권 자금차입이 없는 우량회사다.


작년 순이익만 1770억원을 올렸을 정도로 현금유동성이 풍부하다.


다만 회사를 투명하게 경영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선 상장시킬 필요가 있다.


작년 말 2개 증권사에 의뢰한 결과 4000억~5000억원의 주식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가총액만 해도 1조원 이상이다.


이 자금을 토목업체 인수나 해외사업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올해 증자를 통해 자본금 규모를 10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데.


"주택사업은 가장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역이지만,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작년 남광토건 인수 등을 검토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먼저 토목사업 비중을 높이고 싶다.


인수·합병(M&A)도 한 가지 방법이다.


좋은 인수대상업체가 있으면 언제든 인수에 나설 것이다.


동해 망상골프장이나 일본 골프장·콘도사업을 전개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주택공급 물량은.


"국내에서만 올해 약 1만6000가구를 공급한다.


수도권에선 아파트를 지을 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방에서 분양하는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현진의 특징은 도급사업보다 자체 개발사업 비중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만큼 고급브랜드가 중요하고 품질이 중요하다.


깐깐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모델하우스를 여러 번 뜯어고치고 설계를 바꾸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택설계팀 인원이 여느 대기업보다 많은 50여명에 달한다.


지난달 구미 옥계동에서 1378가구를 공급했고 양산 물금지구에서도 이달 말 358가구를 내놓는다.


이 밖에 부산 정관신도시,광주 수완지구 등 택지지구에서 나오는 물량이 많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