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예산횡령 사건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강삼재(姜三載) 전 한나라당 부총재가 2년5개월여 만에 정치활동 재개를 공식선언했다. 강 전 부총재는 23일 오후 경남 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재개를 통해 국가에 봉사하라는 주위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면서 "정계은퇴 선언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 당 내부의 분위기"라고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정치활동에 임할 것"이라면서 "활동에 대한 구체적 사항의 결정은 한나라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강 전 부총재는 또 "정치재개의 목적은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당에서 좀 배려해줬으면..'하는 생각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서 강 전 부총재는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경남지사 선거 출마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서울 송파갑이나 경남 마산갑 지역구 보궐선거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 전 부총재는 "현 시점에서 한나라당의 최대 과제는 지방선거 승리"라며 "선거 불출마의사를 밝힌 만큼 관객으로서 선거를 지켜만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는 특정후보에 대한 지원이나 연대 역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전 부총재는 "덩치 큰 사람이 복귀한다고 하니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일부 있을 것"이라면서 "그분들께는 이 자리를 빌어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김태호(金台鎬) 경남도지사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김 지사측이 정면으로 반박한 것과 관련, 강 전 부총재는 "특보를 앞세워 선배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위"라면서 "앞으로도 5선 경력의 당 중진이자 정치 선배로서 (김 지사에 대한)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부총재는 이어 "말로 해서 안 되면 선배로서 회초리라도 들어야 한다"고 강조, 김 지사측에 대한 강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마산=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rj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