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회사 육성에 초점을 맞춘 자본시장통합법이 윤곽을 드러내자 20일 증시에서는 증권주가 일제히 급등세를 타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이에 반해 은행주는 금융시장 내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면서 주가가 뒷걸음질치는 양상이다. ◇증권주 수혜 예상 =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이 증권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효선 애널리스트는 "금융투자사에 소액결제 기능을 허용하고 금융투자상품의 포괄주의 정의에 주목한다"면서 "이는 투자, 결제, 송금, 수시 입출금 등 기본적 서비스의 제한으로 활용도가 낮았던 증권계좌의 편리성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고, 그에 따라 증권계좌가 허브 계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고객 기반 확대 및 연계상품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금리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의 개발로 증권사의 수익성 다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정부의 이같은 우호적인 규제 변화는 증권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주 내 차별화 양상 =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 지수는 오전 10시8분 현재 6% 안팎 급등세를 보이면서 업종 상승률 수위를 달렸다. 그러나 동반 강세속에 대형주와 소형주별로 상승 강도에는 다소 차이가 났다. 자본시장통합법의 수혜가 소수의 대형 증권사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삼성증권을 비롯한 일부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 시간 현재 삼성증권이 8.85% 오른 5만4천100원에 거래되면서 단연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우리투자증권한양증권은 이날 삼성증권을 자본시장통합법의 최대 수혜주로 꼽으면서 단기 투자유망종목으로 추천했다. 삼성증권에 이어 우리투자증권 7%대, 대우증권 6%대, 현대증권 5%대 등 주로 대형 증권사들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상승 강도가 약한 모습이다. 서울.SK.브릿지증권이 12∼9%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동양종금.한화.동부.세종.대신.교보 등은 4%대에 머물고 있다. 또 부국.미래에셋.신영증권 등은 2%대 상승에 그치고 있다. 삼성증권은 브로커리지에만 편중된 일부 대형 증권사 및 중소형 증권사는 연관 계열사가 없어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자본시장통합법의 수혜가 소수의 대형증권사에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이자율이 0%에 가까운 급여통장 등 저원가성 예금이 상대적으로 고이율의 증권사 MMF, CMA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 계열사내 제조업체와 연계마케팅이 가능한 대기업 계열 증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주엔 악재..동반 약세 = 자본시장통합법이 은행주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될 경우 증권사(금융투자회사)의 증권종합계좌(CMA)가 실질적으로 은행의 저축예금 계좌와 비슷한 기능을 갖게 되면서 은행권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은행주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이 2%대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금융.신한지주.외환.기업.부산.대구.전북은행이 1% 안팎 하락률을 보이는 등 은행주가 대부분 약세다. 이에 따라 은행업종 지수도 1.33% 하락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