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호황은 끝났다.' vs '아니다. 호황은 계속된다.'


최근 세계 반도체 업계가 낸드플래시 시장을 둘러싼 어두운 전망과 소문으로 요동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의 투자확대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이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으로 낸드플래시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최대의 낸드플래시 수요처로 예상되는 소니의 게임기 PSP2(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2)에 낸드플래시 장착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외신 보도로 지난 15일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하지만 '괴담'으로까지 불리는 이 같은 비관론에 대해 업계와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일시적인 조정기간은 있겠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이 신규 수요 확대로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게 긍정론자들의 의견이다.



◆정말 공급과잉인가


낸드플래시 시장에 대한 비관론의 핵심은 '공급과잉론'이다.


일본 도시바가 대규모 낸드플래시 라인 증설 계획을 발표한 게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2위(시장점유율 19%)의 낸드플래시 업체인 도시바는 연말까지 요카이치 공장 양산 규모를 당초 4만8000장에서 7만5000장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는 도시바의 라인 증설로 올해 세계 낸드플래시 공급량은 지난해보다 1.8%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작년같은 폭발적인 수요 확대가 없다면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게 비관론자들의 논리다.


이에 대해 낙관론자들은 일시적인 공급과잉 현상은 있겠지만 수요는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절적인 비수기인 관계로 1분기에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2분기 이후부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MP3와 게임기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하락으로 수익성 악화?


비관론자들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락하고,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올 초 낸드플래시 가격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진 데서 비롯됐다.


실제 4기가비트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초 32.85달러에서 올해 2월 18.49달러로 50%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가격하락은 낸드플래시 시장이 확대되는데 따른 자연스런 결과"로 보고 있다.


고용량 낸드플래시 가격을 떨어뜨림으로써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은 고용량 제품 수요를 늘리기 위해 매년 30∼40%가량 떨어진다"며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가가 있는 만큼 수익이 악화될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 신규 수요처는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낸드플래시 업체들은 애플의 '아이팟 나노'에 낸드플래시를 대량 공급,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아이팟 나노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반도체 업체들은 올해는 애플에 이어 소니가 출시하는 낸드플래시 탑재형 PSP2가 호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도이체방크 보고서를 인용,삼성전자가 소니로부터 대규모 낸드플래시 수주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소니가 낸드플래시 대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장착한 PSP2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대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SCE 관계자는 "PSP는 게임은 물론 동영상,MP3 등 멀티미디어기능과 함께 GPS기능까지 장착되는 형태"라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하드디스크 내장형 제품으로 만들기는 불가능하다"며 낸드플래시 채택 가능성을 언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대해 "소니와 협상 중인 제품은 시장에 알려진 제품과는 다른 종류"라며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니가 새로운 대규모 낸드플래시 수요처로 떠오를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