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공장과 단독주택,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지난 14일 이곳을 찾았을 때 눈에 먼저 띈 것은 둘쭉날쭉한 스카이라인이었다. 슬레이트 지붕 아래 영세 염색공장과 시멘트 벽돌로 지어진 인쇄공장이 오피스텔 아파트 등 주거시설과 혼재돼 있었다. 군데군데 15층짜리 최신식 아파트형 공장도 솟아 있었다. 1200개 공장을 포함한 3000여개 사업체와 주거시설이 뒤엉켜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로 성수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늦고 문제도 많은 편이다. 한 주민은 "현대차 GM 등의 자동차 서비스센터와 하청 정비공장들이 들어선 이곳에서는 주거공간과 공장이 '불편한 동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서울숲이 개장하면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산업을 첨단화·집적화하겠다는 서울시의 구상은 자동차 정비공장과 인쇄소 등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인쇄업체인 진흥문화㈜ 관계자는 "달력 장사는 연말에 야간작업이 꼭 필요하다"며 "아파트 등이 하나둘 세워지면서 이사 갈 생각도 했는데 그 같은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종로에서 성수동으로 이전해온 보석 및 액세서리 가공업체들도 같은 생각이다. 보석 가공업체인 쥬얼파크의 한 관계자는 "보석 세공업체들이 한곳에 모여 있으면 업체 간 집적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땅값이 너무 올라 공업용지로 쓰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 김 모씨는 "지난해 초만 해도 평당 1000만원 미만이던 땅이 있었지만 올들어 가장 싼 곳도 1000만원 이상이고 성수 전철역 근처 땅값은 호가가 2500만~3000만원까지 간다"고 말했다. 뚝섬 서울숲과 건국대학교 옆 주상복합단지 '스타시티'가 개발 중인데 굳이 성수동을 공업지역으로 묶어 놓고 개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